'두 케빈(Kevin)의 추락.' 나상욱(22·코오롱엘로드·케빈 나)과 '부자(父子) 골퍼'로 유명한 케빈 스태들러(25·미국)가 미국PGA투어 MCI헤리티지(총상금 5백20만달러) 첫날 한홀에서 나란히 10타를 기록했다. 15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튼헤드아일랜드의 하버타운골프링크스(파71)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2주만에 투어에 복귀한 나상욱은 초반에 버디 3개를 잡고 산뜻하게 출발했으나 8번홀(파4·4백70야드)에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드라이버샷이 몇 야드 차이로 OB가 나자 '뚜껑이 열린' 그는 다시 티잉그라운드로 돌아와 두번째 드라이버샷(3타째)을 했으나 이것도 카트도로를 맞고 OB로 들어가버렸다. 또다시 티잉그라운드로 온 나상욱은 세번째 드라이버샷(5타째)을 가까스로 페어웨이에 떨어뜨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이언샷이 말썽을 부렸다. 그린을 향해 친 어프로치샷이 감기는 듯하더니 훅이 되며 또 OB로 날아갔다. '엎친데 덮친 격'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었다. 얼이 빠진 나상욱은 8타만에 볼을 그린에 올린 뒤 2퍼트로 마무리,10타로 홀아웃하고 말았다. 나상욱은 이날 8오버파 79타로 1백31명 중 1백28위로 추락했다. '해마 수염'으로 유명한 크레이그 스태들러(52)의 아들인 케빈은 14번홀(파3·1백92야드)에서 7오버파인 10타를 쳤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