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파워 컴퍼니] "따라가면 절대 성공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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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정보기술(IT)업체인 팬택계열과 레인콤, 조선.해운 전문그룹인 STX, 화장품업체인 소망화장품의 뷰티크레딧, 그리고 더페이스샵….
업종과 규모가 다른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오래된 기업도,대기업도 아니다.
낯선 기업도 있고 막 친숙해진 기업이름도 있다.
이들 기업의 특징은 최근 몇년간 계속돼온 지독한 불황을 이겨냈다는 점.
이들에게 불황이 기회였다.
경제가 힘들다고 남들이 할 때 과감한 투자를 했고,틈새시장을 비집고 들어가 영역을 넓혔다.
이미 '뜬 기업'이 아닌 '뜨고 있는 기업'이다.
과거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라는 이야기다.
이제 막 성장기에 접어들어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기업도 있다.
사람으로 말하면 패기와 활력이 넘치는 20대 초반에 해당하는 기업인 셈이다.
팬택계열의 경우가 대표적인 청년기업이다.
삐삐 제조업체였던 팬택은 1997년 과감하게 휴대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진출 첫해 휴대폰 27만대,매출액 7백65억원을 올렸다.
몇년 뒤인 2002년 팬택의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3%로 올라섰다.
팬택은 당시만 해도 김포에 웅크리고 있던 중소기업이었다.
조그마한 공장을 가진 것이 전부인 전형적인 중소기업.삐삐에서 휴대폰으로 갈아탄 것인 잘 했는지 못 했는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던 변화의 시기를 경험하던 중이었다.
팬택은 과감하게 투자했다.
최근 4년동안 6천1백억원에 달하는 돈을 기술개발에 썼다.
갈곳이 없었던 큐리텔을 인수,몸집도 키웠다.
그 결과 세계 7대 휴대폰 제조업체가 됐다.
이젠 글로벌 톱5를 목표로 도약하고 있다.
레인콤이 만든 '아이리버'는 한국을 MP3플레이어의 종주국으로 만들어낸 '월드베스트' 상품이다.
레인콤의 판매자회사이자 브랜드 이름인 아이리버는 국내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플래시메모리 타입 MP3플레이어 시장의 20%를 점유하며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1999년 11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 4천5백40억원으로 급성장한 것은 기적에 가깝다.
'아이리버'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톡톡튀는 디자인 △젊은 감각의 맞춤 마케팅 △과감한 투자 등을 꼽는다.
레인콤은 'MP3플레이어=사각형'이란 공식을 깨고 삼각기둥 형태의 MP3플레이어를 내놓았다.
최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극찬한 하드디스크형 MP3플레이어 'H10'도 디자인에 큰 비중을 둔 제품이다.
STX그룹의 성장과정도 하나의 '신화'다.
창업 4년만에 매출규모가 20여배 증가했다.
계열사 11개를 거느린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재계 서열 30위권에 당당하게 진입한 것이다.
옛 쌍용중공업을 모태로 2001년 대동조선(현 STX조선)과 지난해 범양상선(현 STX팬오션)을 인수하면서 그룹의 모양새를 갖췄다.
계열사들의 상호 시너지효과를 발판으로 성장에 성장을 거듭했다.
조선기계,해운물류,에너지 등 전략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결과다.
'Speedy(빨리),Simple(단순하게),Timely(적시에)'라는 속도경영의 산물이기도 하다.
11개 계열사 종업원수가 1만여명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4조8천9백41억원,총자산은 4조3백29조원이다.
STX그룹은 이제 세계적인 조선·해운전문 그룹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국내 시장을 무대로 성장신화를 일궈낸 사례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꽃을 든 남자'로 유명한 소망화장품이 브랜드샵으로 오픈한 뷰티크레딧(beautycredit.co.kr)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1월 브랜드샵으로 문을 연 뷰티크레딧은 '미인들의 놀이터'란 개념으로 아름다움에 필요한 모든 것을 구비한 매장이다.
여자에겐 화장은 즐거운 놀이이고 아름다움에 필요한 바르는 것, 먹는 것,마시는 것,다이어트,건강식품 등 7백여종의 제품을 내놔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매장 오픈 5개월 만인 지난달까지 32개로 매장이 늘었다.
이달 중에 10여개 매장이 추가로 문을 열게 되고,연말쯤이면 매장수가 1백20개로 늘어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식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로 알려진 '더페이스샵'은 세계에서 더 각광받는 브랜드샵이다.
2003년 서울 명동에 첫 매장을 열었다.
지금까지 국내 2백76개 브랜드샵과 해외 19개 매장을 보유중이다.
창업 첫 해의 매출액이 9백70억원에 이를 정도로 성공을 잉태하고 있었다.
브랜드런칭 1년만에 업계 5위에 오른 것은 우연이 아니다.
특히 해외매장 1호로 지난해 11월 오픈한 대만 현지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대만시장 진출 5개월 만에 대만 최대유통시장인 '쓰린'을 포함, 9개 지역에 매장을 열었다.
더페이스샵의 성장 비결은 세가지다.
1천∼9천원대까지 부담없는 가격과 '써 보니까 좋더라'는 입소문,소비자의 기호를 반영한 9백가지 이상의 제품과 꾸준한 리뉴얼,고급스런 매장과 권상우 광고모델 기용으로 이미지 메이킹 성공 등을 꼽을 수 있다.
더페이스샵은 오는 5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 동시 매장을 열어 미주권 공략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이다.
성장하고 있는 청년기업들,뜨고 있는 기업들에는 국내외 시장이 좁기만 하다.
불황의 골이 아무리 깊어도,시장이 아무리 멀리 있어도 뜨는 기업들은 개의치 않는다.
파고들 시장이 있고,도약할 무대가 존재하는 한 이들은 끊임없이 뛴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