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러시아 연해주에서 수입돼 지리산에 자연방사됐던 새끼 반달가슴곰 6마리가 3개월간 긴 겨울잠을 끝내고 활동을 재개했다. 11일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김재규)에 따르면 지난 1월초 동면(冬眠)에 든 이후 지난달 30일부터 동면굴 안에서 조금씩 움직임을 보이던 러시아산 곰 6마리 중 `제석이' 등 수컷 3마리는 지난 9일부터 굴 밖 출입을 시작했다. 지난 2002년 방사됐던 `반돌이'와 `장군이'가 이듬해 3월24∼25일 굴 밖 생활을 시작한 것에 비해 2주 가량 늦은 셈인데 이는 올해 지리산 지역의 일교차가 예년에 비해 크고 4월초까지 잦은 눈비 등 꽃샘추위가 빈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칠선이' 등 암컷 3마리도 잠에서 깨어나 굴 안에 머물고 있는데 암곰은 일반적으로 수곰에 비해 활동력이 약하고 동면에서 깨어나는 시기도 늦다고 공단측은 설명했다. 굴 밖 생활을 시작한 곰들은 현재 체력 회복과 주변환경 적응을 위해 굴 밖 10여m 범위내에서 어린 새순과 꽃, 작년에 떨어진 도토리 등을 먹으며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데 먹이가 풍부해지는 이달 하순부터 활동이 왕성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단측은 동면에서 깨어난 곰들의 외부활동으로 인해 등산객 등의 인명피해나 인근 주민의 재산손실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 오는 15일부터 적용되는 제3자보험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공단측은 멸종위기에 처한 지리산 반달가슴곰의 자연번식이 가능한 적정 개체군 확보를 위해 오는 7∼8월 경 연해주산 반달가슴곰 6마리 가량을 추가 수입, 지리산에 자연방사하고 북한 産 반달곰도 들여올 계획이다. 한편 지리산 인근 농가 양봉장 벌통을 터는 등의 문제를 일으켜 공단 산하 반달가슴곰팀 옆 계류장에서 겨울을 보낸 반돌이와 장군이는 암컷인 `막내'와 함께 오는 6월 개장될 800여평 규모의 자연생태학습장으로 보금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문병훈 기자 b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