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부터 열리는 콘클라베를 앞두고 포르투갈 총대주교인 호세 다 크루스 폴리카르포(69)와 브라질의 클라우디오 우메스(70) 추기경이 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이 1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두 사람이 유럽과 라틴아메리카, 두 대륙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대안으로서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아시아나 유럽에서 차기 교황이 나올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번 콘클라베에서 최대 초점은 유럽인이 계속 교황직을 맡아야 하는지, 아니면 교세가 확장하고 있는 라틴아메리카에서 새로이 교황이 나와야 하는지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그런 점에서 유럽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라틴아메리카 언어를 구사하는 두 사람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폴리카르포는 포르투갈에서 신학자로서 활동한 경력을 갖고 있다. 우메스 추기경의 부모는 독일인이다. 두 사람 다 정통파 가톨릭이지만, 인권과 가난 문제에 관심이 깊다. 또한 교황으로 선출되려면 콘클라베에 참여한 전체 추기경 115명 중 3분의 2인 77명의 표를 얻어야 하는데 다수의 표를 가진 유럽과 라틴아메리카 추기경들의 지지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교황 선출 선거인단 중 유럽이 58명, 중남미가 20명, 북미가 14명, 아프리카 11명, 아시아 10명, 호주와 태평양 지역이 각각 2명씩이다. 추기경 수로 보면 유럽에 비해 중남미가 상대적으로 적다. 라틴아메리카의 추기경은 전체 추기경 중 18%에 불과하지만 무려 5억명의 신도를 거느리고 있다. 이 때문에 교세에 맞는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가톨릭 교구인 상파울루의 대주교인 우메스는 차기 교황을 점치는 후보명단에서 항상 거론되는 인물이다. 프란체스코 수도회 출신인 우메스는 교리와 도덕성면에서 매우 엄격하며, 가난한 사람의 강력한 후원자로 활동해왔다. 폴리카르포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다크호스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유럽의 불만스런 가톨릭교도를 다시 교회로 끌어들이는데 가장 적합한 인물로 꼽고 있다. 한 바티칸 관측통은 "그는 유럽 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매우 밝은 진짜 지성인이자 탁월한 사상가"라면서 "그는 또한 최초의 담배 피는 교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61년 사제로 임명됐고, 1978년 주교가 됐으며, 2001년에야 추기경이 됐다. 성직생활의 대부분을 포르투갈 가톨릭 대학에서 보냈으며, 동티모르와 모잠비크에서의 인권 유린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서울=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