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한국의 방일석 사장(42)은 요즘 고민이 많다.


독도문제로 반일 감정이 격화되면서 디지털카메라 판매 전선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홈쇼핑 업체들은 일본계 업체의 제품은 취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방 사장은 8일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을 만나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방 사장은 "올림푸스한국은 한국 기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매출의 절반 이상을 올리고 수출 비중이 50%나 되는데 왜 한국 기업이 아니냐는 얘기다.


그는 "4년 전 한국에 진출할 때 매출의 절반을 수출로 올리겠다고 약속했고 지난해 이 약속을 지켰다"고 설명했다.


3천2백억원의 매출 가운데 수출로 올린 부분이 1천6백억원이나 된다는 것.


방 사장은 "올림푸스가 오는 6월 야심차게 선보일 플래시메모리 방식 MP3플레이어의 경우 한국에서 기획하고 한국에서 디자인해 한국 업체들이 생산하는 1백%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 될 것"이라며 "벌써 일본에서 30만대나 주문이 들어왔고 미국 등 세계 각국에 수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 기업의 한국 법인이 주도적으로 상품을 개발해 생산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방 사장은 중국이 아닌 한국에서 생산까지 하면 제조 원가가 더 들지만 고기능 제품은 한국에서 생산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디자인과 소재에서 돋보이는 차별화된 제품으로 30만원 안팎의 고급 MP3플레이어 시장을 석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올림푸스의 장점인 광학기술을 결합해 정보기술(IT) 컨버전스를 주도하는 제품으로 키우겠다"고 덧붙였다.


올림푸스의 아시아·중동지역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방 사장은 "중국과 홍콩에서도 전지현씨를 기용한 광고를 내보내고 있어 중국인의 60% 이상이 올림푸스를 한국 기업으로 알고 있다"며 "일본 본사 회의에도 매주 한두 차례 참석해 한국 내 정서와 시장 동향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점유율이 떨어져 4년째 지켜온 점유율 1위를 내준 데 대해서는 "올초에 신제품 출시가 없었고 반일감정으로 온라인과 홈쇼핑 시장에서 타격을 입어 생긴 일시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방 사장은 올림푸스 본사의 등기임원 5명 가운데 한 명으로,글로벌 마케팅과 미디어 산업을 총괄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