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문명의 거대한 야외 박물관’ 역사학자 토인비가 한 이 말은 터키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자연의 특징을 함축한다.아시아와 유럽의 접점에 있는 터키는 고대 히타이트 도시국가 시대에서 출발,그리스,로마,비잔틴 그리고 오스만 터키제국의 문화가 겹쳐지면서 그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는 것.서쪽의 에게해,남쪽의 지중해 그리고 북쪽의 흑해 연안지역과 동쪽의 산악지대에 펼쳐진 색다른 자연경관도 경이로움을 더해주는 요소다. ◆이스탄불=비잔틴제국과 오스만터키제국의 수도로 1천6백여년간 영화를 누렸던 도시이다.서기 330년 로마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이곳으로 수도를 옮기면서 콘스탄티노플이라 불렀고,1453년 돌궐족인 오스만터키가 정복,이스탄불로 개칭했다. 구시가지에 볼거리가 몰려 있다.성 소피아 성당이 그 중심에 있다.537년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재건한 성 소피아 성당은 비잔틴제국의 기독교 신앙 중심이었다.유스티니아누스 황제는 사원을 완성하고 ‘오,솔로몬이여,내가 그대를 이겼노라’며 감격해 했다고 한다.높이 56m,지름 31m의 대형 돔 등 그 웅장함이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한다.성당 내부의 예수,성모 마리아, 세레요한 등과 함께 당시 비잔틴제국 황제들을 주제로한 모자이크 벽화는 지금까지도 예수 성상의 표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성 소피아 성당 맞은 편에 블루 모스크가 있다.성 소피아 성당과 모습이 비슷한 블루 모스크는 1616년 술탄 아흐메트1세가 완성한 이슬람사원이다.이슬람 문화가 비잔틴 문화 보다 더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지었다고 한다.모스크 내부의 녹색타일 장식이 환상적이다. 성 소피아 성당 옆 언덕 위의 톱카프궁은 오스만 터키제국의 황제들이 살았던 궁.내부장식과 유물이 화려하기 그지없다.전시실에 보존,공개하고 있는 80캐럿 크기의 다이아몬드를 비롯 역대 황제들이 사용했던 집기들을 볼 수 있다. ◆카파도키아=터키 중앙부의 카파도키아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뾰족한 바위가 무수히 이어지는 계곡,버섯 모양으로 자란 기암괴석 등 믿기 어려운 풍경이 펼쳐진다.313년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밀라노 칙령에 의해 기독교가 공인되기까지 2백50여년간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피해 은둔했던 곳이다. 카파도키아의 중심은 괴레메.기독교도들의 동굴교회가 수백개나 남아 있다.30여곳을 볼 수 있다.데린쿠유 역시 거대한 지하도시.지하 8층 규모이며 4만명이 살았다고 한다.생활에 필요한 모든 시설을 갖추고 있다.파샤바는 ‘요정의 바위’로 부르는 버섯모양의 바위로 유명하다.수도자들이 굴을 파고 은둔하던 곳.데브렌트 반디시에서는 바위의 숲을 볼 수 있다.희한한 모양의 바위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파묵칼레=이스탄불 남쪽 비행기로 1시간 거리에 있다.로마시대의 온천휴양지였다.층층이 계단 모양으로 형성된 계단식 온천이 경이롭다.언덕 위에서 흘러내린 온천수에 함유된 석회성분이 긴 세월동안 침전돼 경사면을 하얗게 뒤덮었고,경사면의 지형에 따라 다랑이 논 같은 천연욕조가 만들어진 것.그 모습이 하얀 목화솜으로 덮어놓은 것 같다고 해서 ‘목화의 성’(파묵칼레)라 부른다.요즘은 온천물이 거의 말라버렸으며 일부만 개방하고 있다.정상의 호텔에 고대시대 대리석 기둥을 살려 만든 온천탕이 있다.기원전 3세기 경 번창했던 페르가몬 왕국의 수도 히에라폴리스의 유적도 살펴볼 수 있다. ◆앙카라=터키의 국부 아타 투르크가 1923년 공화국 수립 시 수도로 선포했다.시내 중심에서 1㎞ 지점에 한국공원이 있다.한국전에서 전사한 7백65명의 무명용사들의 영혼을 안치한 한국참전 터키 기념탑과 6각정자로 구성되어 있다.아나토리아 문명박물관에는 히타이트 시대의 유물을 비롯한 터키의 유물들을 살펴볼 수 있다.대통령궁이 있는 칸카야지역의 아타쿨레 타워에 오르면 시내 전경을 조망할 수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