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지난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 간 공방을 불러왔던 국가정보원 도청의혹 사건과 관련, 신건 당시 국정원장 등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은 또 이 사건과 관련해 제기됐던 국정원의 휴대전화 감청 여부에 대해서는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수민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정원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와국정원내 감청시설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정원이 불법 감청을 하고있다거나 휴대폰 감청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이 '국정원의 도청 내역'이라며 공개한 문건에대한 조사에서 글 자체나 형식 등이 국정원의 내부 자료와 달라 국정원의 문건으로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사설정보업체 등의 문건이 재가공됐을 가능성과 사설 도청팀의 문건일가능성 등을 놓고 수사했으나 이 역시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 김수민 차장은 휴대전화 감청 가능성 여부와 관련,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휴대전화에 대한 감청은 이론상 가능하지만 기술적 난이도나 막대한 비용 등에 비춰볼 때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말했다. 검찰은 2003년 3월께 복제단말기를 이용한 불법 도청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직접 실험을 실시했으나 실패한 바 있으며 미국 법무부를 통해 미국의 통신사인 CCA에 휴대전화 감청기술 개발 등에 대한 문의를 했으나 "현재까지 CDMA 휴대전화 감청기술이 개발되지 않았고 한국에 유입된 것도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 검찰은 신건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국정원의 휴대폰 감청의혹을 보도한 모 신문사에 대해서는 비록 보도내용이 사실이 아니지만 보도의 공익성이나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정황이 있었다는 점 등을 인정, `죄가 안됨' 처분을내렸다. 이번 사건은 2002년 10월께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이 "국정원이 전화 도청한 내역을 담고 있다"며 A4용지 25장 분량의 자료를 공개하면서 여야 간 고소.고발과 참여연대 등의 고발 등이 잇따르면서 불거졌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