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바꿔 액면가를 분할하는 코스닥기업들이 늘고 있다. 휘닉스피디이를 비롯해 진양제약 한국경제TV 등 7개사가 액면분할을 추진 중이다. 이들 업체는 그동안 유동성 부족으로 상승탄력이 약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액면분할 이후 유동 주식수가 2배에서 10배까지 늘어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액면분할로 주가가 낮아지면서 유동성이 보강되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는 경향을 보여왔다"며 "실적 호전까지 뒷받침되면 장기적인 주가 모멘텀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늘어나는 액면분할 2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상장업체 중 액면분할을 추진 중인 곳은 모두 7곳이다. 이 가운데 6곳은 액면분할 주식에 대한 상장일까지 이미 잡아둔 상태이며 유진종합개발은 액면분할 내용과 상장 일정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휘닉스피디이는 주당 5천원인 액면가를 5백원으로 나눠 다음달 6일 상장할 예정이다. 유동성 부족이 심각하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현재 유통 가능물량은 발행주식 2백61만여주의 절반 가량인 1백30여만주에 불과하다. 액면분할 후 주식수는 2천6백10만여주로 늘어난다. 삼성증권은 "유동성 개선측면에서 긍정적이며 PDP용 파우더 수요 확대로 휘닉스피디이의 1분기 실적이 부쩍 좋아질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7만9천원으로 17.0% 상향 조정했다. 경제·증권 전문방송인 한국경제TV도 액면가 5천원을 5백원으로 나눠 발행주식 규모를 10배로 늘릴 예정이다. 진양제약 아즈텍WB도 기존 5천원인 액면가를 5백원으로 분할키로 했다. 이들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발행주식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1만주 미만이다. 이밖에 유성티엔에스엔피케이는 1천원짜리 주식을 5백원짜리로 분할,주식수를 2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실적 뒷받침돼야 모멘텀 액면분할은 유동성 보강이라는 측면에서 호재로 인식된다. 이날 액면분할 소식이 전해진 유진종합개발은 가격제한폭(14.90%)까지 급등한 4만9천7백50원에 마감됐다. 거래량도 올들어 가장 많은 3천7백6주에 달했다. 이 회사 발행주식수는 66만8천주로 그동안 '물량 빈곤'에 시달렸다. 회사측은 "지난해부터 소액주주들이 유동성 보강을 요구해왔다"며 "유통물량을 늘리기 위해 액면분할을 실시키로 하고 조만간 관련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액면분할된 주식이 상장되면 단기적으로는 주가상승을,장기적으로는 주가안정을 가져온다"고 분석했다. 액면가가 5천원에서 5백원으로 분할되면 주가도 낮아지고,그에 따라 싸 보인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단기급등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또 유동성이 충분하면 주가가 급등락할 가능성도 줄어든다.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액면분할로 유동성을 보강하면 개인뿐 아니라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매매도 활발해질 수 있다"며 "다만 액면분할은 기업가치 변화와는 전혀 무관하기 때문에 실적이 뒷받침되는지 항상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대주주 보유물량도 감안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지나치게 많다면 유동성 보강효과가 떨어질 뿐 아니라 대규모 잠재매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