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본격 시작되는 꽃게잡이 철을 앞두고해군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상에 출몰하는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 단속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무엇보다 해군 함정의 단속을 어렵게 하는 것은 중국 어선들의 이른바 `지그재그 전법'이다.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어선들은 불법 조업을 위해 서해상 공해(公海)와 영해(領海) 경계선부터 시작되는 NLL 루트를 주로 활용한다. NLL이 남북간 `긴장 지역'이라는 점을 역으로 이용, NLL를 타고 들어오면서 상황에 따라 남측 함정이 단속을 하면 NLL 북쪽으로 도망가고 북측 함정이 단속하면 NLL을 넘기도 한다는 것이다. 꽃게잡이 비성수기인 최근에는 하루 평균 50∼60척의 중국 어선들이 NLL 주변에서 불법 조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본격적인 꽃게잡이 철이 시작되면 중국 어선은 수 백척이 떼거리로 몰려다니며 불법조업에 나서 단속에 더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중국 어선의 이같은 불법 어로를 퇴치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중순부터 함정간 통신망과 유선 통신망을 통해 서로 정보를 교환키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이 채널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 국방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더구나 북한은 중국어선을 단속한다는 명분으로 NLL을 넘는 등 NLL 무력화를 위해 중국 어선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해군은 NLL 남쪽에서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어선은 해경과 합동으로 나포한다는전략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불법조업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23일 오전에는 서해 연평도 동쪽 3마일, NLL 남방 2마일 해상에서 불법 조업중이던 10t급 중국어선 1척과 선원 등 21명이 우리 해군 함정에 나포됐다. 해경도 올들어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NLL 남쪽에서 불법조업 중이던 중국 선박6척을 나포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