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금리를 추가로 올린데 이어 중국과 유럽중앙은행(ECB)도 잇따라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여 전 세계적인 저 금리 기조가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활황을 지속해 온 주요국의 주식 부동산 시장이 급랭될 위험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리인상 도미노 가능성 미국이 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린 데 이어 중국도 올해 중 금리를 인상할 방침이다. 저우 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은 최근 열린 중국개발포럼에서 "올 2분기 예금금리를 상향 조정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금리 인상 계획을 사전에 밝힌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중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이는 지난해 10월 9년만에 금리를 올린 이후 두번째가 된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예금금리는 1.98%에서 2.25%로,대출금리는 5.31%에서 5.58%로 각각 0.27% 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저우 행장은 "금리인상으로 인한 부정적인 충격을 감안,시기적인 조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해 인상시기 결정만 남았음을 강조했다. ECB 역시 지난 2003년 6월 이래 2%를 유지하고 있는 금리를 올해 중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의 금리차이가 0.75% 포인트까지 벌어진 데다 인플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EU 재무장관들은 최근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제한하는 재정협약을 완화하기로 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번 합의로 각국 정부가 경기진작을 위해 팽창적인 재정정책을 쓸 경우 인플레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며 "고유가까지 겹칠 경우 ECB가 공격적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01년 이래 제로 금리를 유지해온 일본도 최근 일본 경제가 오랜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날 것이란 전망이 지속됨에 따라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영국과 홍콩 대만 등도 지난해 6월 이후 모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버블 붕괴 가능성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의 금리가 일제히 올라 저금리 시대가 끝나면 세계경제 전체의 성장률이 낮아지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저금리로 풀려나간 유동성을 바탕으로 최근 2∼3년간 호황을 구가해온 각국의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에서 급격한 버블 붕괴도 우려된다. 이렇게 자산 버블이 꺼질 경우 각국 가계의 신용위험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내수시장은 급격히 얼어 붙을 수 있다. 외환시장에서의 불안도 가중될 전망이다. 미국에 이어 다른 나라들이 함께 금리를 올릴 경우 미국의 금리우위가 사라져 달러 강세는 일시적으로 끝날 수 있다. 더욱이 미국 이외 국가에서 금리인상으로 내수가 위축되면 미국제품에 대한 수입수요도 감소,미국의 경상적자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기록적으로 높은 미국의 경상적자가 지난번 '한은쇼크' 때처럼 달러가치 폭락과 금리급등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최근 "과거 미국이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린 후 경제위기가 뒤따른 적이 많았다"며 "이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