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복으로 명성을 지켜오던 제일모직이 캐주얼 시장에 발을 들여 놓은 때는 1989년.해외 유명 브랜드가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시점이다. 이후 96년까지 연간 30%의 매출신장률로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으며,94년에는 세일이 만연하는 국내 의류시장에서 '노세일(non-discount)' 정책을 선언,업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지금은 해외 브랜드를 제치고 캐주얼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굳혀가고 있다. 출범 15년째를 맞는 빈폴이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무엇보다도 상품의 품질을 높이고 빈폴만의 고유한 컨셉트를 중심으로 하는 상품 전개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빈폴이 국내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를 개점한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90년대 들어 캐주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무수한 캐주얼 브랜드들이 탄생하며 시장 경쟁에 가세했지만 빈폴은 고품질과 차별화한 디자인 전략으로 고객의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갔다. 빈폴이 정상의 캐주얼 브랜드로 자리잡은 또 다른 이유는 제일모직 캐주얼 브랜드 중 유일하게 빈폴 브랜드만 '소회사'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는 점이다. 빈폴 관계자는 "빈폴은 QR시스템을 강화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고 있으며,이를 통해 재고 감소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강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지난 5월 코엑스몰에 50평 규모의 전용 매장 오픈을 시작으로 8월에는 가방 지갑을 중심으로 삼성플라자에 20평 규모의 매장을 오픈했다. 특히 10월19일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피혁 잡화 매장으로 구성돼 있는 롯데 본점 지하 1층에 30평 규모의 대형 매장을 오픈함으로써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에 버금가는 브랜드 파워를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