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방송이 21일 핵무기고를 늘리는 중대한 조치를 취했다고 보도하면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 수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외 분석을 종합해 보면 적게는 1-2개에서 많게는 15개까지 보고 있지만 지난 2월 10일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 이후 추정치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먼저 우리측 평가를 보면 1-2개 정도에 머물고 있다. 윤광웅 국방장관은 작년 11월 "정보를 종합할 때 1990년 초에 추출한 플루토늄으로 1-2개를 제조했을 가능성을 추정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공식적인 평가"라고 밝혔고 `2004년 국방백서'도 비슷하게 언급했다. 국방백서는 "현재까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으나 1992년 5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이전에 추출한 10-14㎏의 무기급 플루토늄으로 1-2개의 핵무기를 제조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적고 있다. 이는 북핵 문제가 다시 불거진 직후인 2002년 11월 미 중앙정보국(CIA)이 밝힌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국가정보원 역시 지난달 24일 국회 정보위에서 "2003년 2-7월 영변 5MWe 원자로에서 인출한 8천여개의 폐연료봉 중 일부를 재처리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이전에 확보한 10-14㎏의 플루토늄으로 재래식 핵무기 1-2개를 보유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또 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소형화ㆍ경량화 단계에는 못 미친 것으로 판단했다. 미국 쪽에서는 과거 1-2개 수준으로 보는 분석이 많았지만 평가치를 상향조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북한이 이미 2003년 폐연료봉을 8천개의 재처리를 완료했다고 발표한 데다 올 들어서는 핵무기 보유를 공식 선언하고 핵무기고를 늘려가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문가들은 8천개에서 25-30kg의 플루토늄을 뽑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미 워싱턴의 핵 감시기구인 `과학ㆍ국제안보연구소'(ISIS)는 작년 11월 북한이2-9개의 핵무기를 보유 중이며 확보한 플루토늄은 15-38㎏ 수준이라고 밝혔다. 앞서 워싱턴포스트 인터넷 판은 미국이 기존의 2개라는 추정치를 최소한 8개로올려잡기로 했다는 내용을 지난해 4월 보도하기도 했다. 작년 1월 영변 핵시설을 방문했던 로스 앨러모스 핵연구소장 출신의 헤커 박사는 영변의 5MW 흑연감속로가 연간 6kg의 플루토늄을 축적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미국의 일간지 뉴스데이 인터넷 판은 지난달 20일 미 국방부 산하 정보기구인국방정보국(DIA)이 북한이 12-15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CIA는 2-3개 정도로 보고 있다고 뉴스데이는 설명했다. 북한은 플루토늄 방식의 핵무기 외에도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지만 존재 자체를 극구 부인하고 있다. 국정원은 지난달 국회 정보위에서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 개발을 추진해 왔지만 국제사회의 감시강화로 주요 장비 도입이 차단됨에 따라 농축공장 건설에는 이르지 못해 아직까지 HEU를 제조하거나 보유하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기자 prince@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