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장들 "은행전쟁 승부는 아침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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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전쟁의 승패는 행장들의 아침 일과에 달렸다.'
시중은행장들의 아침 시간이 달라지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현장에 나가 최전방에서 은행 전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아침에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지략을 짜내는 전략형에서 현장에서 전투를 독려하는 야전형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17일 아침을 인천 남동공단에서 맞았다.
은행 전쟁의 격전지인 중소기업 금융시장 공략을 위해 행장실을 박차고 현장으로 나선 것이다.
그는 아침마다 전국의 공단을 돌며 거래 중소기업 CEO들과의 조찬 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 자리를 통해 거래고객의 불편사항을 듣고 은행의 지원방향을 설명한다.
지난 2월16일 시화공단을 시작으로 구로공단과 부산공단 등 중소기업들이 몰려있는 공단지역을 순회 중이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매주 열리는 경영협의회 일정을 이른 아침으로 돌렸다.
회의 종료시간을 오전 9시에 맞춰 놓고 회의 소요 시간을 역산,회의를 소집한다.
회의 내용이 1시간30분 정도 걸릴 것 같으면 오전 7시30분에,1시간 정도 소요될 예정이면 오전 8시에 여는 식으로 회의문화를 바꿨다.
그는 이렇게 쪼갠 아침시간을 영업현장을 도는 데 쏟고 있다.
그는 이달 들어 오전 8시부터 전국 영업점 순방일정을 마련,영업현장의 의견을 듣고 직원들의 영업의욕을 높이고 있다.
차기 하나은행장으로 내정된 김종열 부행장도 정식 취임에 앞서 아침에 영업현장을 순회하며 현장경영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오전 7시 거래기업 사장들과 조찬 모임을 가진 뒤 8시부터는 공단 등 거래기업체를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영업전쟁의 최전선에 있는 직원들의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최동수 조흥은행장은 매주 목요일 아침이면 지역별로 영업점 직원들을 만나 '설렁탕 미팅'을 갖는다.
아침 식사로 설렁탕을 들며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영업점의 현황과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건의사항 등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신규지점을 개설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이른 아침 해당지점을 찾아 개장식을 챙긴 뒤 고객을 직접 만난다.
소매금융 강화 의지를 일선 직원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영업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세븐 투 일레븐'(오전 7시에서 오후 11시까지)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일 오전 7시에 출근,현장의 실적을 챙기며 주요 현안들을 보고받고 있다.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도 취임 이후 통상 오전 10시에 집중됐던 임원회의를 8시로 앞당기는 등 주요 의사결정을 아침에 내리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올 한 해 사활을 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은행 전쟁의 승패를 가름하는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행장들이 이른 아침부터 시간을 쪼개 직접 현장을 챙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