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회장 쓰는 데 인색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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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문제가 한·일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롯데마트 이철우 사장의 우리역사 사랑이 화제를 뿌리고 있다.
이 사장은 인간개발연구원(원장 양병무)이 17일 오전 7시부터 롯데호텔 37층 가네트룸에서 연 초청강연회에 연사로 참석,최근 롯데마트 전직원들을 대상으로 국사시험을 치르게 하고 할인점 정문에 초대형 태극기를 내걸었던 배경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 사장은 "우선 내 역사를 알아야 상대방을 알게 되고 이것이 호혜와 평등의 사상을 심어주는 출발점"이라며 "글로벌화라는 것은 외국어 잘 하는 것만을 뜻하는 게 아니고 '나만큼 남도 소중하다'는 인식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화를 위해 우선 우리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또 롯데마트 내부 공문서를 국한문 혼용으로 하는 것도 문화와 역사에 정통한 기업이 결국은 국제경쟁력에서도 앞설 수 있다는 지론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민간 기업에서 국사시험을 치르고 초대형 태극기를 정문에 게양한 소식이 언론에 보도된 뒤 '역사를 사랑하는 모임' 등 많은 단체와 교수들로부터 격려전화가 쇄도했다고 그는 소개했다.
이 사장은 앞으로 직원들에게 중국사와 일본사 시험도 치르게 할 생각이라면서 "기업하는 사람도 국가관과 역사관이 뚜렷해야 자긍심을 갖고 회사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강연은 이 사장의 강연에 이어 질문을 받는 형식으로 이어졌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에 대해 "철저한 고객중심 경영철학이 몸에 배어있고 고객을 최우선으로 대하려면 서비스 공급자들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게 신 회장의 지론"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참석자들의 반론과 질문이 쏟아지자 당혹스런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신 회장은 버는 데는 달인이지만 쓰는 데는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사회적 기여도를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참석자 중 한 사람인 박세직 전 서울시장도 "일본의 마쓰시타가 정경의숙을 만들어 미래지도자들을 지원하는 것처럼 롯데도 미래교육에 투자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신 회장께선 평소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는 신조를 가진 분이라 사회기여도 조용히 전개하고 있다"며 해명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