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외국인들의 매도가 본격적인 '셀(sell) 코리아'는 아닌 것으로 보고 추가 하락시엔 저가 매수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일 KB자산운용 본부장은 16일 "미국 금리 상승과 대만증시 비중 조정으로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서 주식을 매도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양호한 수급 여건과 경기 회복 전망 등을 감안할 때 지수가 970대까지 밀리면 매수 타이밍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닥시장에 대해 "어느 정도 조정을 받은 만큼 저평가된 중소형주들을 싸게 살 기회가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도 "8개월 가까이 주가가 오른 만큼 1개월가량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일부에선 벌써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12월법인 결산을 앞두고 이달 들어 15일까지 2천1백61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증권사들은 차익 실현이 끝나는 대로 저가 매수를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송정근 대투증권 자산운용1부장은 "증권사들이 지수 1,000에 대한 부담으로 일단 차익을 실현 중"이라며 "추가 하락 땐 주식을 싸게 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주들이 5∼10% 하락하면 가격메리트도 생길 것이라고 봤다. 이채원 동원증권 상무는 "보유하고 있던 중소형 가치주들이 거의 재평가돼 2월부터 꾸준히 주식을 팔고 있다"며 "하반기 업황이 호전될 종목은 매수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기금은 이달 들어 순매수 규모가 3백62억원으로 소폭 '사자'에 나서고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증시 조정 폭이 크면 적극 매수한다는 게 기본 전략"이라며 "조정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조정 폭이 커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택·이상열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