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부정과 보험입찰 담합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아온 세계최대 보험사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의 최고경영자(CEO) 모리스 그린버그(79)가 14일 사임했다.


그린버그는 지난 1968년 CEO로 등극한 후 40년 가까운 재임기간 중 AIG를 세계 최대의 보험사로 키운 보험업계의 살아있는 전설.


그린버그는 이달 초 워런 버핏이 소유한 벅셔해서웨이그룹의 자회사 제너럴리와의 재보험계약과 관련,회계부정을 통해 이익을 부풀렸다는 혐의로 뉴욕주 검찰과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아왔다.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한 AIG이사회는 최근 들어 그에 대한 사임압력을 높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로 한·미 기업간 협력증진을 위한 민간단체 '한미재계회의'의 미국 측 위원장이기도 하다. 한편 그린버그의 후임으로 현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마틴 설리반(50)이 선임됐다. 설리반은 AIG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주로 해외에서 상해보험 사업을 담당해왔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야구선수이자 전설적인 홈런왕 행크 아론의 이름을 따 '행크'로 불리는 그는 일찍부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진출,이 지역에서 탄탄한 기반을 다지며 고수익을 거둬왔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