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담배회사의 금연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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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로잔의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 본사가 담배의 유해성을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필립모리스는 흡연의 유해성을 자세하게 적은 경고문을 담뱃갑에 넣어 판매한다.
'저타르 담배가 건강에 덜 해로운 것은 아니다. 흡연으로 인해 건강이 걱정되면 금연을 해야 한다'는 게 그 골자다.
짐 잭슨 필립모리스 부사장은 "안전한 담배는 이 세상에 없다"며 "담뱃갑에 타르와 니코틴 함유량을 의무적으로 표기하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타르와 니코틴 함유량이 적은 담배는 건강에 덜 해로운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말보로'로 유명한 세계적인 담배 회사가 흡연을 문제삼고 나선 것을 선뜻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담배회사가 무슨 뚱딴지 같은 얘기를 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병 주고 약 주려는 고도의 상술이라고 폄하해 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필립모리스측의 설명은 다르다.
담배의 유해성을 알리는 것이 담배를 파는 것 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흡연의 유해성을 널리 알리는 것이 금연을 유도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한다.
한국에서는 어떤가.
한국은 금연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담뱃값 인상에 두고 있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금연을 확산시키기 위해선 가격 정책이 가장 유력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담뱃값 인상으로 금연을 유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금연 효과는 기대에 못미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히려 부작용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타르와 니코틴 함유량이 지나치게 높은 값싼 북한산과 중국산 담배가 대거 유입되고 있다.
한국 성인남성의 흡연율은 64%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지만 담배 관련 규제는 느슨하기 짝이 없다.
한국에서 팔리는 담뱃갑에 인쇄된 경고문은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담배의 유해성을 알리는 경고문을 빨간색으로 크게 인쇄한 외국의 경우와는 판이하다.
담뱃값 인상으로 금연을 유도하려는 정책도 재검토돼야 한다.
로잔(스위스)=김문권 과학기술부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