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멈춰! 잠시 '검색'이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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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기린아였던 한국계 기업가 양민정(마이클 양ㆍ44) 윤여걸(35) 콤비가 다시 뭉쳤다.
5년 전 가격비교 검색엔진 마이사이몬을 7억달러에 팔아 닷컴신화를 창조했던 이들은 이번에 쇼핑전문 검색엔진 비컴닷컴(become.com)으로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의 아성을 깨겠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양·윤 콤비는 시험운영중인 비컴닷컴에 관심이 높은 월스트리트저널,USA투데이는 물론 경제전문 및 쇼핑 전문지 등을 만나기 위해 지난 11일 뉴욕을 방문했다.
"구글의 검색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소비자가 찾고 싶은 자료가 나오지 않고 물건을 파는 사람이 먼저 나오죠."
비컴닷컴은 친화지수랭킹(AIR)이라는 기술로 쓸데없는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문제를 해결했다. AIR(Affinity Index Ranking)기술이란 쇼핑에 꼭 필요한 정보만을 뜨도록 하는 기술로 소비자들이 쇼핑과 무관한 정보에 파묻히는 것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일반적인 쇼핑사이트들이 가격만을 제시하는 것과 달리 비컴닷컴은 유용한 상품정보는 물론 전문가들의 평가,구매자문은 물론 관련 기사까지 제공한다.
이들의 꿈은 마이사이먼을 통해 기술력이 검증된 인재들의 자신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미국 언론도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최고경영자(CEO) 겸 사장을 맡은 양씨는 14세 때 이민을 가 UC버클리에서 컴퓨터 전자공학을 공부한 후 컬럼비아 대학에서 컴퓨터 과학 석사학위를 받고 버클리에서 MBA(경영학 석사)까지 땄다.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이사회 의장을 맡은 윤씨는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한 후 스탠퍼드대학에서 컴퓨터과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양씨는 졸업 후 삼성전자 미국법인,인터그래프를 거쳐 재즈멀티미디어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있던 중 사업파트너 윤씨를 만났다.
당시 윤씨는 '원 오'라는 인터넷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에서 CTO로 있었다. 양씨는 윤씨의 기술력에 반해 '원 오'를 인수했다. 함께 일하던 두 사람은 98년 초 독립,마이사이먼을 만들어 2년여 만에 7억달러를 받고 파는 신화를 기록했다.
그 후 양씨는 드림랏,넷지오 등을 통해 비즈니스를 계속했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윤씨는 2002년에 '엉뚱하게도' 사법고시를 준비했다. 기술 외에는 아는 것이 없어서 도전해 봤다는 윤씨는 "고시원에 들어가 정말 열심히 했지만 1차 시험에서 아깝게 고배를 마셨다"고 털어놨다.
당시 새로운 벤처를 연구하고 기술추세를 분석중이던 양씨는 쇼핑전문 검색엔진에 승부를 걸기로 하고 왕년의 파트너 윤씨를 고시원에서 끌어내 구글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자본금 4백50만달러로 출발한 비컴닷컴에는 구글에 투자했던 론 콘웨이와 일본의 트랜스코스머가 투자했고 양씨와 윤씨는 마이사이먼 때처럼 똑같은 지분으로 참여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