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주니어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김연아 몫까지 해내며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티켓을 꼭 따고 싶어요." 김연아와 함께 국내 피겨 여자싱글 최강자 자리를 다투는 `은반의 요정' 최지은(16.세화여고 2년)이 내년 동계올림픽 출전의 부푼 꿈을 안고 10일 오전 2005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러시아 모스크바로 떠났다. 한국 빙상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장식한 김연아(15. 군포 도장중 3년)를 길러냈던 신혜숙(49) 코치와 함께 모스크바행 비행기를 탄 최지은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세계선수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오는 14일 개막하는 이번 대회에는 통산 6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빙판의 여왕'미셸 콴과 완벽에 가까운 기량을 뽐내는 샤샤 코헨(이상 미국), 디펜딩챔피언 아라카와 시즈카(일본)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과 경쟁하는 데다 1년 앞으로 다가온 토리노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기 때문. 50여명의 참가 선수 중 일단 30명을 추리는 예선 관문을 통과해야 하고 이중 쇼트프로그램에서 프리스케이팅에 나갈 24명을 다시 성적순으로 선발하는데 24위 안에들어야 올림픽행 티켓을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한국 여자 피겨선수 중 올림픽에 나간 건 미국 유학 중 `94릴레함메르올림픽에 출전했던 이윤정과 2002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 티켓을 얻었던 박빛나(한양대) 등 2명에 불과하고 둘다 올림픽에서 참담한 성적에 고개를 떨궜다. 더욱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메달을 기대하는 `샛별' 김연아는 나이 제한(만 15세)에 걸려 오는 2007년 9월 이후에나 시니어 무대에 설 수 있어 최지은의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쟁쟁한 선수들과의 경쟁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느냐가 최지은의 올림픽 출전권 획득 여부의 관건이라는 게 신건조 대한빙상연맹 피겨 부회장의 설명. 신 부회장은 "5가지 트리플 점프를 모두 소화할 수 지은이는 기술면에선 연아에게 뒤지지만 유연성은 오히려 뛰어나다. 그러나 큰 무대에서 긴장한 탓에 평소 실력의 60∼70% 밖에 발휘하지 못하는 게 가장 극복할 과제"라고 말했다. 지난 2003년 여름 전지훈련 후 8월 갑작스런 오른쪽 사타구니 근육 부상으로 8개월간의 지루한 재활 끝에 지난해 세계선수권 30위에 그쳤으나 올해 국내에서 열린4대륙선수권 10위에 올라 재기에 성공한 최지은. 최지은의 외로운 도전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