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에서 여의도 의사당 진출의 염원을 이룬 민주노동당이 이 의석을 바탕으로 대미외교에도 진출했다. 권영길(權永吉) 의원이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과 한미의원외교협의회의 방미외교단 일원으로 참가, 미 행정부와 의회 및 민간연구소 관계자들과 면담에서 한국의 주요 정당 가운데 미국에 대해 가장 비판적인 민노당의 입장을 전달한 것이다. 권 의원은 9일(현지시간) 김원기 의장이 주최한 국내 언론사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이번에 대미 의원외교단에 참여한 주목적은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정확히 사실 그대로 전달할 필요때문이었다"며 "지금까지는 한국의 진보정당과 진보세력의 목소리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았다고 보는데, 이를 정확히 전달하는 게한미관계 발전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자신이 전달한 `정확한' 한국내 상황에 대해 "미국이 한국에 반미정서가 있으며, 평화와 통일에 대한 갈망을 반미로 나타내고 있는 것을 잘 읽어야 한다고 미국측에 말했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그러나 "한미동맹이 앞으로 잘 발전해야 한다"는 입장도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권 의원은 "북한 핵문제에 대해 나는 자리마다 `이러다가 전쟁이 일어나는것 아니냐'는 선까지 간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피력하면서 이를 풀기 위해선 한국이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미국이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국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남북철도 연결 수준을 벗어나 경제협력과 인도적 지원을 활성화해 남북간 신뢰를 구축해야 위기를 벗어날 수 있고, 북한 체제 보장이 분명히 이뤄지고 포괄적.일괄적.동시적으로 타결돼야 핵문제가 풀릴 수 있다는 입장을 미국측에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 미국측은 "즉각 혹은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권 의원은 "의원외교단의 일원으로서 김 의장이나 동료의원들의 말에 정면배치되는 표현은 피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얘기는 다했다"며 "미국측이 어떻게 반응하든 진솔하게 사실대로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민노당의 첫 대미외교를 설명했다. 권 의원은 지난해 주미대사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를 위해 미국을 방문하긴 했으나, 의원 외교단으로 방미한 것은 처음이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