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투자회사(private equity)들이 헤지펀드의 급성장을 경계하지 않을 경우 모든 업무영역을 잠식당해 존립 자체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대표적 사모투자회사인 칼라일 창업자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이 지적했다. 24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루벤스타인은 "1조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영하고 있는 9천여개의 헤지펀드가 사모투자회사들보다 더 많은 자금력과 더 나은 투자기법을 보유하고 사모투자회사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모투자회사들이 이를 간과하다가는 현재 지위를 모두 헤지펀드에 내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지펀드들은 특히 종전에 사모투자회사의 독무대로 인식됐던 기업 인수합병(M&A) 분야에 활발히 진출,사모투자회사의 강력한 경쟁 상대로 떠올랐다. 실제 지난해 헤지펀드가 인수한 대기업 수는 23개에 이르며,그 규모만도 3백억달러에 달한다. KPMG의 사모투자 분야 수석 파트너 올리버 탄트는 "짧은 시간에 큰 돈을 동원하는 능력면에서는 헤지펀드들이 오히려 사모투자회사를 능가한다"고 평가했다. 헤지펀드는 때때로 투자자들에게 추가적인 수익도 안겨주고 투자자산을 청산하지 않은 채 수익을 나눠줄 수 있는 이점도 갖고 있다. 사모투자회사가 수익을 내는 데 3∼4년의 기간이 걸리고 투자자산을 모두 청산해야 수익배분이 이뤄지는 점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일부 사모투자회사들은 자체 헤지펀드를 출범시켜 다른 헤지펀드의 위협에 대응하기도 한다. 루벤스타인은 "헤지펀드가 기업 바이아웃 시장에서 더욱 중요한 위치를 점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사모투자회사와 헤지펀드 간 경계도 더욱 모호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