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최근 중소형주 지분을 잇따라 사들이고 있다. 마스타테크론 해성산업 엔빅스 한국볼트 등 그동안 입질조차 하지 않던 '뉴페이스'들을 조금씩 매집 중이다. 이들은 거래량이 대부분 최근까지 5만주를 밑돌았지만 흑자 기조가 탄탄하고 올해 실적 전망도 좋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등을 감안할 때 추가 매수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우량 소외주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끌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숨겨진 중소형주 잇따른 매집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보유 지분이 전혀 없던 마스타테크론에 대해 지난 22일까지 4일 연속 순매수,지분율을 1.37%까지 높였다. 지난 2001년 상장된 이 회사 주식을 외국인들이 취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캠코더용 롤러 등을 만드는 업체로 순이익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최근엔 디지털 캠코더용 부품을 국산화해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다. 한국볼트 현진소재 이라이콤 해성산업 디지털대성 세보엠이씨 바른전자 등도 최근 '제로'에 가깝던 외국인 지분율이 1∼3%대까지로 늘었다. 이들도 평소 외국인이 거래한 적이 거의 없다. 하지만 실적이 매년 좋아지고 해당 업종에서는 배당 성향도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업체들이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외국인들이 소외받던 중소형 실적주에 관심을 갖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중소형 외국계 펀드들도 투자 대상을 대형주에서 중저가주로 넓히면서 이러한 의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달 들어 피델리티펀드는 에듀박스 지분 8.09%를,테톤캐피털은 큐릭스 지분 5.94%를 사들였다. ◆단기 매도 가능성도 생각해야 외국인들이 무명 중소형주들을 사들이면서 시장의 관심도 커졌다. 하루 1만∼2만주가량 거래되던 한국볼트는 최근 10만주를 훌쩍 넘어섰다. 엔빅스 해성산업 등의 거래량도 10배 이상 급증했다. 현진소재는 외국인 거래량이 급증한 데다 최근 한누리,한양증권 등이 잇따라 긍정적 보고서를 내놓음에 따라 소외주에서 미인주로 거듭난 대표적인 업체로 꼽힌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숨겨졌던 실적 호전주들을 투자자들에게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주가에 긍정적"이라며 "테마주의 대안으로 인식되면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검은 머리 외국인이거나 개인 자격으로 투자하는 외국인들이 매수에 나섰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를 들어 장기 투자 여부는 미지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제로이던 외국인 지분율이 23.49%까지 치솟은 영풍정밀은 한국계 외국인이 개인 자격으로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BW(신주인수권부사채)나 CB(전환사채) 행사를 통해 외국인 지분이 늘어난 업체라면 단기 차익을 겨냥한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큰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