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태어나는 아기의 3분의 1 이상이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는 바람에 교육, 건강관리, 성범죄 대처 등에서 큰 제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신고 운동을 벌이는 영국의 어린이개발기구 플랜(Plan)이 2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전세계에서 새로 태어나는 아기 가운데 36%에 달하는 4천800만명은 출생후 신고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출생 미등록 문제는 남아시아 지역이 63%로 가장 크고 사하라 사막 이남아프리카가 55%로 뒤를 잇고 있다. 출생신고 캠페인에 참여한 노벨평화상 수상자 데스먼드 투투 남아공 주교는 기자회견에서 모든 출생아의 신고ㆍ등록은 너무 중요하다며 "이것은 교육과 건강에 이르는 통로이기 때문에 삶과 죽음의 문제까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투투 주교는 "국외 난민을 만나보면 첫 출생기록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을 것"이라며 출생신고서류는 개인에게 자동차 면허증이나 투표권 등 기본적 시민권을 부여하는 바탕이 된다고 설명했다.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은 무료 백신이나 보조금 지급 백신을 맞을 수도 없고 학교 입학권을 얻을 수도 없을 뿐 더러 에이즈로 고아가 된 어린이나 미성년 노동자는 재산권이나 노동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여자어린이의 경우는 특히 심각해 미등록 상태의 미성년 여아는 언제 태어났는지 기록이 없어 법률상 처벌할 수 있는 강간 사건을 증명할 방법이 없는 것으로 지적됐다. 지방을 중심으로 500만명의 미등록 어린이가 있다는 필리핀의 피아 카옌타노 상원의원은 "성범죄 처벌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리며 "사이버섹스가 확산되는필리핀에서도 출생신고는 어린이 연령을 증명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엔본부 로이터=연합뉴스)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