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남동부 케르만주(州)에서 22일 오전(현지시간) 발생한 리히터 규모 6.4의 지진으로 지금까지 최소 420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했다. 알리 카리미 케르만 주지사는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최소 420명이 숨지고 900명이 부상했다면서 사망자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케르만 대학병원의 이라즈 샤리피 원장은 현재 접근이 어려운 산간마을을 수색하기 시작하면 "사망자 수가 500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사망자들은 대부분 케르만주의 주도인 케르만 북부에 있는 자란드 지방에서 발생한 가운데 피해지역에는 비와 진눈깨비, 눈 등이 내리고 있어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리미 주지사는 지금까지 구호팀들이 텐트 1만개와 식량을 실은 트레일러 15대를 피해지역에 보냈으며 "사람들이 지진발생지역에서 노숙하도록 하지 않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접근이 어려운 산간지역의 5개 마을에서는 아직 대피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피해 상황에 대해 카리미 주지사는 3만명 이상이 거주하던 40개 마을이 피해를입었다고 말했으며 구호단체인 이란 적신월사는 이 마을들 중 절반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밝혔다. 이란 주재 유엔 대표부의 카리 에게는 피해 현장에 "건물들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나 관리들은 지난 2003년 12월 최고 4만명의 사망자를 냈던 밤시(市) 지진경험에서 교훈을 얻었기 때문에 구조작업이 훨씬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없다고 밝혔다. 샤리피 원장은 자란드 지방의 병원과 사회기반시설 등은 별 피해가 없기 때문에"밤 지진과 비교해 볼 때 이번 지진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밤 지진에서 얻은 경험으로 지진 발생 30분만에 구조작업이 원활하게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란 핵문제를 놓고 이란과 불편한 관계인 미국도 이란을 돕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아직 그들이 원하는 것과 무엇을 제공해야할지에 관해 자세히 아는 바가 없다"면서도 만약 적절한 일이 있으면 그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대변인도 유엔이 "피해지역에 보낼 조사단을 구성하고 있으며 이번 지진으로 발생한 인도적 필요성에 부응하려는 노력을 지원할 준비가돼 있다"고 밝혔다. 이웃 나라인 파키스탄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도 지원을 제의했다. 그러나 과거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던 이웃나라 터키는 지원을 제의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레젭 타입 에르도간 터키 총리가 말했다. (자란드ㆍ워싱턴 로이터ㆍAFP=연합뉴스)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