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임산부, 노약자를 위해 지하철 3호선 불광역에 설치된 엘리베이터가 납품업체의 부도로 한달여 고장난 채 방치돼 있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더구나 지하철 2호선 교대역, 3호선 약수역, 5호선 광나루역, 7호선 하계역, 중계역, 논현역 등 시내 15개역에 설치된 29대의 엘리베이터도 같은 업체로부터 납품받은 것이어서 향후 고장이 날 경우 수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서울시 지하철공사와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에 따르면 지난 1월 4일 지하철 3호선 불광역 수서방면 승강장과 대합실을 잇는 엘리베이터가 고장을 일으켰다. 공사측은 고장을 발견하고 보수에 나섰지만 모터부분에 심각한 결함이 발견돼 손을 쓸 수 없었다. 공사측은 이에 따라 해당 부품을 교체하기 위해 지난해 4월 엘리베이터를 설치, 3년간 하자보수의무가 있는 납품업체에 연락을 취했지만 업체는 이미 도산한 뒤였다. 공사 관계자는 "설치된지 1년도 안된 독일산 모터가 쉽게 망가지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납품업체가 도산해버려 보수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휠체어 장애인인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이현주 간사는 "엘리베이터가 한달째 운행되지 않아 장애인들이 불편을 겪고있다"며 "업체선정을 신중하게 해야지 고장나니 속수무책이라니 한심하다"고 말했다. 공사측은 이와 관련 "예비부품을 구입해두는 게 안전했겠지만 부품이 1∼2천만원에 달하는 등 고가여서 예산확보가 불가능했다"며 "비슷한 부품을 긴급구매해 가능하면 이달말까지 보수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