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유권자들은 20일 유럽연합(EU)에서는최초로 실시한 유럽헌법 찬반 국민투표에서 예상대로 압도적인 표차로 헌법을 승인했다. 그러나 투표율은 42% 안팎에 그친 것으로 출구조사에서 집계됐다. 스페인 내무부가 발표한 91% 개표 결과에 따르면 투표자의 76.5%가 찬성, 17.3%가 반대표를 던졌다. 스페인 국영 TV에 보도된 입소스(Ipsos)-에코 컨설팅의 출구 조사에서는 투표자의 78.5%가 찬성표를 던졌고 반대표는 16.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투표율은 41.5%를 기록했다. 스페인 집권 사회당의 고위 관리인 호세 블랑코는 AP 통신에 "유럽헌법은 스페인 국민투표에서 승리했다"고 밝혔다. AFP 통신은 TVE에 보도된 출구 조사를 인용, 77~80%의 찬성률과 40~4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3천460만 유권자중 1천400만명 이상이 투표에 참가해 1천100만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추산된다. 첫 국민투표에서 예상대로 비준됨에 따라 2007년 발효가 목표인 유럽헌법은 각국의 국민투표를 앞두고 첫 본격 시험대를 통과한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투표율은 저조했다. 지난해 6월 실시된 유럽의회선거 투표율 45%, 그보다 3개월전에 실시된 총선 투표율 70%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다. 헌법 자체의 신뢰도는 물론 투표율 제고에 전력 투구했던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에 대한 국민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공식 개표에서 헌법 비준이 최종 결정되면 헌법안은 의회에 상정돼 최종 비준여부가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스페인 국민투표는 법적 구속력이 없었으나 부결될 경우 의회에 상정하지않겠다고 사파테로 총리가 공언한 만큼 사실상 구속력 있는 비준 투표로 여겨졌다. (파리=연합뉴스) 이성섭 특파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