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개발하는게 어렵냐,영어공부 하는게 어렵냐."


고홍식 삼성토탈 사장이 지난달 21일 본사 임직원 전원이 모인 전사경영전략회의 석상에서 언성을 높였다.


삼성토탈은 지난 1년을 '외국어능력 향상의 해'로 선포하고 사내 어학강좌 개설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직원들의 어학실력이나 면학분위기가 고 사장의 기대치에 훨씬 미치지 못하자 정초부터 작심한 듯 '특별훈시'에 나선 것.


고 사장은 "30년 직장생활 하는데 어학공부에 1년 간 집중투자도 못하느냐"며 "아침이든 저녁이든 무조건 1시간씩 할애해 외국어를 공부하라"고 엄명을 내렸다.


이날 이후 삼성토탈 본관에서 근무하는 대졸 이상 임직원 2백50여명은 출근시간을 평소보다 1시간 앞당겼다. 과거 한시적으로 시행한 '7-4제'(오전 7시 출근 오후 4시 퇴근)처럼 아침 7시까지 출근,1시간 동안 영어 중국어 등 어학에 매달리고 있는 것.


'외국어학습 타임 존'으로 불리는 이 시간대를 이용,임직원들은 학원수강을 하거나 CNN 등 사내TV방송청취 스터디그룹 참여 자율학습 등 다양한 형태로 외국어를 배울 수 있다.


단,매일 바이어들과 외국어로 의사소통하는 수출부서 직원들은 열외다. 삼성토탈은 또 지난해 30명을 대상으로 시범실시한 3개월 과정의 '캐나다 홈스테이'(외국인 가정에 주거) 제도와 합작 파트너사인 프랑스 토탈사와의 인력교류도 확대추진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영어 일어 독일어 등 4개국어에 능통한 고 사장의 지론이 개인의 글로벌경쟁력 향상"이라며 "업무에 쫓겨 좀처럼 학습시간을 갖지 못했던 임직원들이 등떼 밀려서나마 하루에 1시간씩 어학을 공부할 수 있게 돼 모두들 만족해한다"고 전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