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구색만 갖춘 글로벌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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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여에 걸쳐 추진돼온 '글로벌스타펀드'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일신창업투자가 호주 맥커리그룹과 1차분으로 투자자들로부터 5백16억원을 모았으며 IMM인베스트먼트도 하나은행,케임브리지캐피털과 함께 5백28억원을 끌어들였다.
결성식이 열린 지난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는 이번 펀드에 참여한 기관투자가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모습을 드러내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펀드 결성이 너무 오래 걸린 데다 결성 마지막 단계에서는 해외투자자의 '변심'으로 한 차례 무산의 아픔도 겪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펀드의 출자자를 면면이 뜯어보면 이번 펀드 이름이 왠지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두 펀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는 당초 조합을 공동 운용키로 돼 있던 맥커리 케임브리지 등 외국인 운용사 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일신창투가 조성한 '글로벌스타코리아'의 경우 농협 중소기업진흥공단 군인공제회 등이며 IMM인베스트먼트의 'HCI사모펀드'도 국내 투자자 일색이다.
그나마 전체 펀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지분 비중도 일신의 경우 12%(64억원),IMM의 경우 1%(7억원) 남짓이다.
물론 글로벌스타펀드가 국내 벤처기업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도와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정부 담당자의 해명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해외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해외투자자의 참여가 필수라는 사실은 펀드 조성 담당자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런 이유로 펀드 결성을 주도해온 정부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해외투자자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 정부출자는 없다'는 방침을 노골적으로 밝히기도 했었다.
2백여명이 족히 참여한 이날 글로벌스타펀드 결성식 행사에서 정작 외국인은 운용사측 2명 외엔 눈에 띄지 않았다.
"이게 글로벌펀드야,도메스틱(domestic·국산)펀드야"라는 일부 참관자의 지적을 펀드 결성 관계자들도 들었는지 궁금해진다.
임상택 벤처중기부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