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영향으로 위축됐던 중고차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서울시자동차매매사업조합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고차 판매대수는 총 8천2백13대로 전월의 6천9백84대에 비해 17.6% 증가했다. 이는 6천5백23대가 판매됐던 지난해 1월에 비해 25.9%나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올해부터 경유가격과 자동차세가 오르면서 작년 말 급락세를 보였던 레저차량(RV)도 자동차세 인상과 무관한 밴(VAN)형 차량을 중심으로 연식이 오래됐거나 엔진용량이 상대적으로 낮아 세금을 적게 내도 되는 차량 등의 매기가 몰리면서 23.2%의 거래량 상승률을 보였다. 시세도 다소 회복되는 추세지만 올해 잇단 신차 출시로 구형 중고차의 가격 안정세가 지속될진 불투명하다. 국내 중고차 거래량은 외환위기가 터진 직후인 지난 98년 약 1백19만7천5백21대를 기록한 이후 매년 20% 정도 성장하며 신차 판매를 앞질렀다. 중고차 시장이 커지는 이유는 경제불황에 따라 중고차에 눈을 돌리는 알뜰소비 성향이 뚜렷한 데다 국산차의 품질 수준이 크게 향상되면서 내구성도 함께 증가했기 때문이다. 중고차 매매의 불투명성을 제거하는 제도가 강화된 점도 시장 육성에 큰 도움이 됐다. 중고차 매매의 투명성이 강화된 것은 서울경매장 오토와이즈 등과 같이 철저하게 시장기능에 의해 운영되는 경매 방식이 도입된 데다 인터넷 중고매매가 활성화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중고차 매매시 성능점검기록부 첨부가 의무화됐고 카히스토리 웹사이트(www.carhistory.or.kr)에서 실시간으로 중고차 사고이력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중고차에 대한 수요가 이와 같이 빠른 속도로 성장함에 따라 중고차 매매 방식도 다양해지고 패턴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당사자간 직접 거래하는 비중은 감소하는 반면 경매장을 통한 중고차 거래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차 매매는 보통 당사자 거래,업자와의 거래,경매장 매매 등 세 가지 거래 유형이 있는데 당사자간 거래 비중은 감소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경매를 통한 중고차 매매는 큰 폭으로 늘고 있다. 현재 중고차 경매는 대우 및 현대·기아자동차 등 메이커가 직접 운영하고 있어 신뢰도가 높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현대·기아차는 계열사인 글로비스를 통해 오토와이즈(www.autowise.co.kr)란 새로운 브랜드를 도입하고 경북 경산에 새로운 경매장을 열었다. 경매장은 판매 대행부터 명의이전까지 모든 과정의 사후관리를 책임지는 원스톱서비스로 이뤄진다. 오토와이즈는 분당에도 경매장을 두고 있다. 대우차가 운영하는 서울경매장(www.saa.co.kr)은 2000년 5월에 개장한 이후 경매 규모가 큰 폭으로 신장해 매매 규모는 장안평 중고매매단지에서 거래되는 규모와 맞먹는 월 4천대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처럼 중고차 경매가 늘고 있는 것은 소비자가 중고차 품질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현상이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