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이슈] 산업계, 환율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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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환율이 7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하락세를 보이면서 1020원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환율이 이처럼 계속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 기업들에 비상이 걸리고 있는데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조성진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환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환율이 떨여져도 너무 떨어진다 싶을 정도입니다.
오늘도 미국 그린스펀 FRB 의장의 연설을 앞두고, 눈치보기가 치열합니다.
달러 약세 발언이 또 다시 나올 경우 하락폭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환율하락 현상이 지속되고 있었지만, 외환시장에선 1030원대를 저항선으로 여겼습니다.
상당수 국내 대기업과 민간연구소들은 올해 평균 환율을 1020~1030원 안팎으로 잡아 왔습니다.
그런데, 벌써 1020원대에 와 있으니까, 벌써 이러한 예측이 무너져 버린 상태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올해 민간 연구소에서는 올해 환율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LG경제 연구소 신민영 팀장 전화 연결 됐습니다.
앵커1)) 올해가 시작된면서 LG경제연구소에서 환율을 어느 정도로 예측해 오셨는지요?
LG경제연구원 신민영 팀장))
"LG경제연구원에서는 연평균 원/달러 환율을 1,000원으로 전망.
각 기관의 전망치 가운데 약간 낮은 편.
상반기 1,010원, 하반기 990원으로서 서서히 원화 강세가 진행될 것으로 봄.
원화 강세의 배경: 대외적으로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일본 엔화 강세가 예상.
중국 위안화 절상 가능성도 변수.
대내적으로는 역시 우리 나라의 국제수지가 지속적으로 흑자를 지속할 것이라는 점.
자본수지 면에서도 주식시장 호조가 지속될 경우 달러 유입으로 원화 강세 요인.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대외요인에서 미국 달러약세 요인이 가장 커다란 요인이 될 것. 이에 따라 원화 환율의 추세가 결정될 것.
문제는 원/엔 환율이 예상보다 낮게 유지된다는 점. 100엔당 980원 수준.
지난해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61원. 정부의 시장개입이 완화되면서 1,000원이나 1,000원을 조금 넘는 선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
현재 엔/달러 환율이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주식시장으로 외국인투자자금 유입이 지속되면서 엔화보다 원화가 상대적으로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띠고 있는 것으로 해석."
앵커2)) 예상보다 하락세가 좀더 가파르게 진행된다는 말씀이신데, 과연 환율이 1,000원 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보시는지요?
올해 환율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LG경제연구원 신민영 팀장))
"현재까지의 추세는 당초 예상과 비슷한 추세로 가는 것으로 봄.
달러당 1,000원 선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고 봄.
상반기 1,010원 하반기 990원 예상. 따라서 올해 중반 정도에는 1,000원 선이 무너질 것으로 예상하는 것.
1,000원 이하로 내려간다면 1997년 11월 중반 이후 처음으로 원/달러 환율이 세자리수를 기록하게 되는 꼴.
자체에 특별한 의미부여를 하기는 어려움. 그러나 원화환율이 1990년대 중반처럼 800원대까지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을 수는 있을 것.
물론 며칠전 그린스펀 FRB의장 말처럼 미국의 경상수지자가 개선되는 등의 요인으로 인해 달러화 약세추세가 반전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
그렇지만 현재로서 미 달러화 약세추세가 꺾일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여 올해 내에 1,000원 선이 무너질 가능성은 상당히 큰 것으로 전망됨."
앵커3)) 환율 문제가 전반적으로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LG경제연구원 신민영 팀장))
"우리 나라처럼 경제의 해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 환율 변화는 경제 전반적으로 매우 커다란 영향.
우선 거시적으로, 환율 하락은 성장과 물가, 수출입에 커다란 영향.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때, 성장은 0.5%p 하락,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어나는 효과 때문.
물가는 1.8%p 하락; 수입품의 원화표시가격이 하락하기 때문. 이에 따라 소비가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효과도 있음.
문제는 원/엔 환율이 상당히 낮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 수출에는 원/달러환율보다 원/엔 환율이 더 큰 부정적 영향을 줌.
지난해 수출이 매우 호조를 보인 것은 세계경제 호황과 더불어 원/엔 환율이 상당히 높게 유지된 데에도 일부 원인이 있음.
개인적인 차원: 해외여행이나 해외여행 중 소비를 더 부채질할 가능성. 국제수지를 악화시키고 내수에 악영향을 주는 측면.
반면에 지난해 문제시되던 자본의 해외유출을 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
앵커))
네, 감사합니다.
조기자, 앞서 신 팀장이 환율급락에 의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해 주셨는데, 그렇다면 우리 기업들도 상당히 어려움을 느끼고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원화강세가 기조로 정착되면서 수출 기업들에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미 작년에 환율 문제로 수출기업들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조차 수출 가격경쟁력 하락과 물량 감소, 채산성 악화 등을 우려하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는 등 한마디로 '환율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해 말 업종별 대표 수출기업 392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당시 환율이 1100원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환율 급락으로 계약한 수출분이 적자로 전환됐거나 적자에 직면했다'는 기업이 73.2%에 달했습니다.
이들 기업이 보는 수출 손익분기점 환율은 1127원이었습니다.
이런 기업들의 바램에는 아랑곳없이 환율이 현재 1020원대 초반에 와 있으니까 벌써 달러당 100원 이상 손해를 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올해 환율 하락이 지속될 경우 정유와 철강을 제외한 조선, 섬유, 전자, 일반기계, 석유화학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환차손이나 수출가격 경쟁력 저하 등으로 인해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이런 부분에 대해서 기업들은 어떻게 대처를 하고 있습니까?
기자))
대기업들은 환율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가려고 노력면서 이미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삼성은 올해 경상경비를 올해보다 30% 줄이도록 계열사에 지시하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한 바 있습니다.
LG 역시 환율이 1000원대 아래로 떨어질 경우에 대비한 경영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유로화 결제비율 확대 등 환율대책과 환율 변동에 상관없는 프리미엄급 제품 판매 확대 등의 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차는 기준환율 1050원을 유지하면서 올해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등 긴축정책을 펴는 한편, 유로화 강세로 경쟁력이 있는 유럽지역 수출 비중을 늘리는 등 환율 하락에 따른 대응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대기업들에 비해 중소기업들은 상대적으로 환율 문제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수출중소기업 2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환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는 기업은 25.5%에 그쳤습니다.
그 방법은 수입대금으로 상쇄하거나 외화수급시기 조절(51.1%), 환변동보험 이용(21.3%), 금융기관의 선물환 이용(19.1%),충분한 외환 보유(6.4%) 등이었습니다.
이처럼 수출 중소기업 네곳 중 한곳만 환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어서, 대부분의 업체들은 환율 하락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는 것입니다.
앵커))
이 부분에 대해 어떤 대책들이 마련돼야 할까요?
기자))
우리의 대기업들은 나름대로 글로벌 경영을 추진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대안을 마련해 잘 대처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문제는 수출중소기업들입니다.
지난해 말 산업연구원은 특히 중소기업들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도전 속에서 기술과 신제품 개발, 원가절감, 신시장 개척 등을 통해 환율 1000원대 시대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정부도 환율 하락에 대한 대응능력이 부족한 수출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환위험 관리 지원, 수출지역 다변화 유도, 수출마케팅 지원, 기술개발자금 지원 등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는 대비책을 제시했습니다.
결국 환율 문제는 일반 기업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외부 요인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타개해 나가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성진기자 sc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