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투자한 외국인 가운데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한 회사는 미국의 캐피털그룹으로 모두 5조8천억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1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5% 이상의 지분을 보유 중이라고 신고한 건수는 지난 2003년 말 1백64건에서 지난 11일 현재 2백23건으로 3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보유주식 평가금액은 이 기간 중 9조1천6백억원에서 21조5천6백억원으로 1백35% 급증했다. 해당종목수는 1백51개로 20%,주식수는 8억5천만주로 51% 각각 늘었다. 캐피털그룹 계열사인 캐피털리서치앤드매니지먼트와 캐피털그룹인터내셔널이 각각 4조3천억원과 1조5천억원어치의 주식을 보유,국내 최대의 외국인 '큰손'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캐피털리서치앤드매니지먼트는 5% 이상 대량보유 종목을 지난해 6월 17개에서 지난 11일 현재 23개로 늘리는 등 한국증시 투자비중을 계속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회사가 신규투자한 종목에는 최근 급등하고 있는 현대미포조선과 국민은행을 비롯해 지난해 실적호전으로 급등한 금호산업 금호석유화학 등이 포함됐다. 이 회사는 지난달에도 현대자동차를 1% 추가매수했다고 신고하는 등 우량종목들을 꾸준히 사들여 장기보유하는 전략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에 지난해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급등한 뒤 조정을 받고 있는 SK㈜에 대해서는 지분율을 5% 미만으로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실적악화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효성도 일찌감치 대량 보유종목에서 제외했다. 템플턴에셋매니지먼트(1조1천9백억원)와 템플턴글로벌어드바이저스(9천억원) 등 템플턴그룹도 2조1천억원대의 주식을 보유해 두번째로 보유규모가 컸다. 템플턴에셋매니지먼트는 최근 급등하고 있는 조선주인 대우조선해양을 추가하고 주가가 두배 이상 급등한 동아제약을 처분했다. 프랭클린그룹과 알리안츠그룹도 각각 1조5천5백억원과 1조1천억원대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SK㈜ 경영권 분쟁의 주역인 소버린 계열의 크레스트증권도 SK㈜ 주가급등으로 평가금액이 1조원을 넘어서 상위권에 올랐다. 이밖에 브랜디스인베스트먼트파트너즈 모멘타 에터베스트홀딩즈와 같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펀드들도 3천억원대에서 9천억원대의 주식을 보유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급증하면서 5% 이상 대량 보유 건수도 크게 늘었다"며 "고수익을 추구하는 외국인들이 가세해 투자저변이 넓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