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행정부는 이란의 핵개발계획 증거 수집과 방공망의 취약점 탐지를 위해 최근 1년여 동안 무인 비행기를 동원해 이란 영공을 정찰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 판이 13일 미 관리들의 말을빌려 보도했다.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서 이란 영공에 진입한 소형 무인 정찰기는 레이더와 비디오, 사진기 등을 통해 위성으로 포착할 수 없는 정보들을 수집했다고 익명의 미관리들은 전했다. 공중 정찰은 미국이 공습을 위한 군사 작전 준비와 위협용으로 흔히 사용하는수단이다. 미국과 외교관계가 없는 이란은 이에 (중립국인) 스위스를 통해 항의를 표시했다고 이란과 유럽, 미국 관계자들이 말했다. 한 미국 관리는 이란에서의 무인 정찰기 운용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이란의 항의는 주로 미 공군기들의 월경 문제에 집중됐으며, 미국은 유인 공군기의 영공 침범사실을 부인했다고 말했다. 이란 영공을 비행하는 미국 무인 정찰기는 지난해 12월 수십 명의 이란인들에의해 처음 목격됐다. 이란은 당시 미확인비행물체(UFO)가 나타난 것이 아닌가 하는의구심을 일으키기도 했다. 카스피해(海) 연안 및 이라크 접경 지역 주민들은 작년 12월말부터 하늘에서 붉은 섬광이 목격됐으며 녹색과 푸른색 불빛이 나타났다가 곧바로 사라졌다고 보고하기 시작했으며, 이란 정부는 지난달 초 이 비행물체가 미국의 무인 정찰기임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국가안보위원회는 그러나 미국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판단 아래 이에 대응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무인 정찰기 운용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반(反)이란 수사가 강화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보를 수집하려는 미 정보기관들의활동이 본격화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해외 정찰 활동을 관리 감독하는 국가안보국(NSA)은 그러나 이란 영공에대한 공중 정찰과 관련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확인을 거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준 기자 j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