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아트의 개성산 냄비 생산으로 개막된 '메이드 인 개성' 시대가 15일로 두 달을 맞는다.


그러나 선발주자 리빙아트와는 달리 입주업체들의 전반적인 사업 추진은 아직까지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공단의 전력과 통신 공급이 예정보다 지연되면서 시범단지의 본격 가동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북한이 핵 보유를 선언하자 개성공단 시범단지 입주기업들은 이 선언이 남북 협력사업에 튈 불똥을 우려하며 긴장하고 있다.


◆전력 부족으로 생산 차질=현재 공장을 가동,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입주업체는 리빙아트뿐이다.


작년 말 두번째로 준공식을 가진 에스제이테크는 전력을 공급받지 못해 제품 생산을 중단했고 올 1월 준공 예정이던 신원과 삼덕통상도 이달 말과 다음달로 준공식을 미뤘다.


리빙아트는 2백70여명의 북한 근로자를 고용해 하루 평균 1천2백 세트의 냄비를 생산하고 있다.


리빙아트 관계자는 "북한 근로자의 숙련도가 향상되면서 생산 속도는 빨라졌으나 자체 발전기로 공장을 돌리고 있어 설비를 완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스제이테크는 준공 이후 며칠 동안 자체 발전기를 돌려 제품을 만들다가 생산을 아예 중단했다.


이 회사가 만드는 반도체부품 용기와 유공압 패킹 등은 전력 공급이 불안정하면 불량품이 나올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북핵 발언으로 아연 긴장=시범단지 입주기업들은 북한 핵보유 발언 파문에 긴장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진전될지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핵보유 발언이 국제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만큼 개성공단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외형상으로는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대다수 시범단지 입주기업들은 종업원 교육 등을 차질없이 실시하고 있다.


에스제이테크 관계자는 "설 연휴와 북핵 발언 직후인 지난 11일에도 북한 인력 48명을 대상으로 생산교육을 했을 정도로 개성공단에서는 변화의 분위기를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신원은 북한인력 2백80명을 생산라인에 배치,현장교육을 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북한측 근로자들도 아무런 동요없이 열심히 기술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근로자에게는 만족=에스제이테크와 신원 삼덕통상 등 북한 근로자들을 대상을 이론과 기술교육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북한근로자들의 학습열의,기술습득 등에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


에스제이테크 관계자는 "북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이론 및 PC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며 "배우려는 열의가 상당히 높아 교육담당자들이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리빙아트측은 북측 노동자들의 숙련도가 낮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들어 생산속도가 계획수준까지 올라갔다고 전했다.


◆내달부터 전력및 통신 공급=북한과의 협상 지연으로 계속 늦어지고 있는 전력공급은 다음달 초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입주업체들은 전력이 공급되는 시점에 맞춰 공장을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전력을 담당한 한국전력의 전신주및 전선 설치 공사가 이달 말께 마무리된다"며 "3월5일부터 1만5천kW의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5개 입주업체의 전력 수요가 총 1만kW로 예상되기 때문에 전력 공급은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신도 이달초부터 북측 구간 광케이블 설치 공사에 들어갔다.


토공 측은 "전화요금과 수익배분 등 남아있는 현안도 조만간 타결될 전망"이라며 "3월 중에는 통신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당초 계획대로 올 상반기 안에 15개 시범단지 업체의 입주와 제품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