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2일 오전 을유년(乙酉年) 새해들어 처음으로 민생현장을 찾았다. 노 대통령이 민생 정책 점검차 현장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10월19일 강서구 화곡본동의 다가구 매입 임대주택 현장을 찾은 뒤 3개월여만의 일로, 이번 방문은 당초 지난해말로 계획됐었으나 잇단 해외순방으로 국내업무가 밀려 한차례 연기된 것이다. 노 대통령은 또한 지난해 크리스마스 당일 KBS TV `사랑의 리퀘스트'에 출연하기에 앞서 12월22일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와 함께 소녀가장의 집을 방문하기도했었다. 노 대통령이 이날 찾은 곳은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마포자활 후견기관'으로, 기초생활 수급자들이 근로능력 및 의욕을 키워 창업이나 취업을 할 수 있도록지원하는 기관이다. 노 대통령은 먼저 김근태(金槿泰)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자활사업 및 자활후견기관 현황 등에 대해 보고를 받았으며, 이곳의 집수리, 도시락 사업장 등을 차례로 둘러봤다. 노 대통령은 사업장 훈련생들과 일일이 악수했으며, 도시락 사업장에서는 내용물을 보고 "밑지겠다"고 말을 건네면서 최근 발생한 도시락 파문을 의식, "학생들도시락은 왜 그랬을까"라며 반문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사업장 관계자의 권유로 도시락에 있는 돼지갈비 한점을 먹은뒤 "배달할 건데 내가 먹는다", "대통령이 한점 먹어버려 모자란다고 해달라" 등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어 간담회장으로 이동한 노 대통령은 자활사업 참여자 및 자활 성공자, 김미혜 마포자활후견기관장, 박홍섭 마포구청장 등과 예정보다 약 40분을 넘긴 1시간 가량 간담회를 가졌다. 노 대통령은 한 자활사업 참여자로부터 "사장이 됐을 때 생계가 걱정이 된다"는말을 들은 뒤 기초생활수급자가 자활사업을 통해 차상위계층으로 전환됐을 때 각종혜택을 못받는 제도적 모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이들 자활사업 참여자들의 애로를 짚었다. 그러면서 수행한 김근태 장관에게 "차상위계층의 의료보호가 상실되는 것을 우려하는 부분을 채워주려면 비용이 얼마나 드느냐", "기초생활대상에서 이탈하지 않으려는 것을 막는 비용은 얼마냐" 등의 질문을 던졌다. 노 대통령은 또한 자활사업에 대해 "예산이 문제인지, 이것을 꾸려갈 사회의 조직적 역량이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면서 "돈이 있어도 안되는 것은 안되는 것으로,뭐가 본질적인 것인지 풀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자치단체의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을 늘리는 것이 유익하다"는 박홍섭 마포구청장의 건의에 "설 지내고 토론을 해 가닥을 잡아 가려고 한다"고답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