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뒤 취업률이 높다는 얘기를 듣고 스스로찾아갔고 내 선택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내달에 강원인력개발원 졸업을 앞두고 있는 김 헌(23)씨는 천안의 모대학 건축학과를 한 학기 다니다 그만두고 대한상공회의소 인력개발사업단이 운영하는 국비직업교육기관에서 새 인생항로를 찾은 것에 전혀 후회가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강원인력개발원 컴퓨터응용지그(치공구)설계과에 입학, 2년간 전문학사직업교육을 받으면서 전산응용가공산업기사 등 무려 7개의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졸업도 하기전인 작년 11월부터 경기도 일산의 중소업체 ㈜웰텍시스템에 취직돼 다니고 있다. 경기인력개발원을 졸업하는 김병훈(30)씨도 4년제 대학 어문계열을 졸업한 뒤 3년 가량 직장을 잡지못하다 국비 직업교육을 통해 기계조립산업기사 등 4개 자격증을 취득하고 서울 신도림동의 공장자동화 설비업체인 ㈜에이스조립 시스템에 취업해늦깎이 직장생활을 하고있다. 26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청년 실업난이 가중되면서 고졸자를 중심으로 운영돼온전국 8개 인력개발원에서 기술교육을 받고 직장을 구하는 대졸자나 대학중퇴 이상의고학력자가 늘고있다. 지난 해의 경우 2천여명의 신입생 중 대학중퇴 이상의 고학력자가 26.3%를 차지했으며, 인천 인력개발원 가구디자인과의 경우 신입생 34명 중 20명이 대학중퇴 이상의 학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으로 표현되는 청년 실업난으로 대학졸업 뒤취직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졸업장보다는 100% 취직이 보장된 기술교육을 받겠다는생각이 확산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상의 인력개발사업단은 지난 94년 4월 노동부로부터 인력개발원을 이관받아 작년까지 9년째 취업대상자 100% 취업이라는 기록을 달성했으며 올해 졸업자들도 이기록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00% 취업 이외에 수업료와 식비, 기숙사비 등 교육비가 모두 국비로 지원되고월 20만원의 훈련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학력자를 끌어들이는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력개발사업단 관계자는 "신입생들이 고학력을 밝히지 않으려는 경향을 감안할때 대학중퇴 이상의 고학력자가 실제로는 30%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면서 "청년 실업난이 계속되는 한 고학력자들이 몰리는 역학력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전망했다. 인력개발사업단은 올해의 경우 부산, 인천, 광주, 경기(파주), 강원(홍천), 충북(옥천), 충남(공주), 전북(군산) 등 8개 인력개발원에서 기계, 전기, 전자, 정보통신, 가구, 건축 등 24개 직종 2천여명을 모집한다. 원서접수 마감은 2월23일까지이며 인력개발사업단(☎1588-0603) 또는 인터넷 홈페이지(kccihrd.korcham.net)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