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가 자금력 있는 중견기업들로부터 외면을 당해 부실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코스닥에서는 지상파DMB가 테마주를 형성할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예비사업자 컨소시엄들은 자금을 댈 대주주를 잡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사업신청 마감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주주사를 확정짓지 못해 사업계획서 작성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DMB 사업을 준비하는 비지상파 계열 9개 컨소시엄 중 상당수가 지금까지 대주주 중견기업을 확보하지 못했다.


지상파DMB에 필요한 자금은 단기적으로 컨소시엄당 4백억∼5백억원.방송국 운영,중계기 설치,차체 콘텐츠 제작 등 수백억원을 투자해야 하는 반면 단말기 보급 등의 문제로 1년 정도는 매출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주주라면 1백억원 이상을 출자해야 하는데 대다수 컨소시엄이 이런 대주주를 아직 구하지 못했거나 대주주가 있어도 자금력이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지상파DMB 사업에 1백억원 이상 투자하겠다며 컨소시엄에 가세한 중견기업은 대한유화가 유일하고 대성산업이 여러 컨소시엄과 접촉을 갖고 있는 정도다.


이 때문에 방송위원회까지 나서 컨소시엄 간 통합을 권유하고 있지만 아직은 성사되지 않고 있다.


방송위 양한열 지상파사업부장은 "현재 상태라면 9개 컨소시엄은 모두 자격미달"이라며 "자격요건을 엄격히 심사해 사업수행 능력이 떨어질 경우 아예 사업자를 선정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주 중에 컨소시엄 간 합종연횡으로 예비사업자가 3∼5개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자금력이 탄탄한 중견기업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사업권 획득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지상파 컨소시엄들이 대주주 영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지상파DMB 사업에 대기업의 참여가 봉쇄돼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방송법에 따르면 자산 3조원 이상 대기업 및 계열사,유선방송사업자 등은 지상파DMB 사업에 출자할 수 없다.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대기업도 최대 30%의 지분만 확보할 수 있다.


모 컨소시엄 관계자는 "자금을 대는 업체는 경영권을 갖고 싶어한다"며 "지분율이 제한돼 있고 사업 모델이 안정적이지 않아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방송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업체들은 상당수가 지분을 가질 수 없게 돼 있다"며 "경기침체 등으로 기업들이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영하고 있어 투자 유치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까지 지상파DMB 사업에 관심을 보였던 모 중견업체 관계자는 "참여 여부를 검토한 결과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방송에 경험이 없는 기업이 참여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방송위는 다음달 14일까지 지상파DMB 사업계획서를 접수해 3월 중순께 KBS MBC SBS EBS 중 3개,비지상파 계열 컨소시엄에서 3개 등 모두 6개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