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30년 클럽'과 '1조원 클럽'에 동시 가입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작년 실적을 가결산한 결과 순익이 1조원을 넘어 34년째 흑자배당을 하게 된 것.하나은행은 이를 토대로 오는 2009년엔 '국내의 리딩뱅크'로 자리매김한 뒤 2015년엔 '동아시아의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추가적인 인수·합병(M&A)도 적극 검토 중이다.



◆양대 클럽 동시가입


'30년 클럽'이란 30년 이상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흑자배당을 한 기업들을 말한다.


하나은행은 지난 71년 한국투자금융으로 출범한 이후 올해까지 34년 연속 흑자배당을 해오고 있다.


현재 거래소 상장기업 중 30년 이상 흑자배당을 해오고 있는 기업은 삼성정밀화학과 하나은행 2개밖에 없다.


'1조원 클럽'은 순익이 1조원을 넘는 기업들이다.


하나은행은 작년 가결산 결과 1조7백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돼 처음 1조원 클럽에 들었다.


하나은행 외의 금융회사로는 우리은행이 지난 2003년에 이어 2년 연속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리딩 뱅크 도전장


최근 들어 하나은행의 이익증가세는 눈부시다.


지난 99년 1천4백43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은 2001년 3천억원대(3천2백53억원)로 늘었고,2003년엔 5천억원대(5천1백72억원),작년엔 1조원대를 연이어 돌파했다.


이런 성장세를 바탕으로 하나은행은 본격적인 리딩뱅크를 향해 시동을 걸었다.


오는 2009년엔 국내 리딩뱅크가,2015년엔 동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이 된다는 것이 하나은행의 구상이다.


그 구상의 일환으로 외환은행,나아가 우리금융지주의 인수합병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리딩뱅크 개념의 변화


총자산 규모만 따지면 단연 국민은행이 1위다.


그러나 뱅커지가 발표하는 '세계 1천대 은행' 순위를 보면 총자산 세계 1위인 일본의 미즈호 금융그룹은 세계 6위에 그쳤고 총자산이 각각 세계 15위와 13위인 BOA와 JP모건은 4위와 5위로 선정됐다.


뱅커지의 경우 자산규모뿐 아니라 수익성과 자본 및 자산의 건전성,성과지표 등을 두루 감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이런 기준을 적용한다면 국민은행 외에 우리 하나 신한 한국씨티 등 5개 은행이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김승유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한국 금융시장에서 1백조원 정도의 자산을 가졌으면 충분히 리딩뱅크가 될 수 있다"며 "국내 은행간 경쟁은 이제 규모가 아니라 질"이라고 선언,리딩뱅크에 올라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