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는 작년 10월 광주공장에 대한 특별 감사를 통해 노조 간부의 채용 개입 정황을 파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조의 파업 위협으로 그동안 적극 대응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기아차 관계자는 "감사 결과 일부 노조 간부가 개입해 부자격자가 취업한 사실을 확인하고 부자격자 4백여명에 대한 조사를 위해 정규직 전환을 2개월 연장할 계획이었지만 노조의 파업 위협으로 이달 초 대상자 전원을 일괄 전환했다"고 말했다. 스포티지 라인을 풀가동해도 수출 및 내수 물량을 대기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든 라인이 서는 사태만은 피해 보자는 '울며 겨자먹기식' 결정이었던 셈이다. 실제로 작년 8월 출시된 스포티지는 국내외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21일 현재 9천5백대가량 주문이 밀려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광주 공장이 파업에 들어가면 기아차는 경영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 회사측은 채용 기준(30세 미만,고졸이상)에 미달인 계약직 사원을 무더기로 뽑은 데 대한 책임을 물어 연초 인사에서 부사장급 광주공장장 및 인사부서 간부 등을 경질했다. 하지만 입사지원서에 '사내추천인'란을 둔 것은 여전히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 많다. 회사측은 이번 사태로 회사 이미지가 악화되고 노·노 갈등이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조속한 검찰 수사 매듭으로 발전적인 노사 관계가 형성돼 조업이 안정되길 바라고 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