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죽음의 경주' 다카르랠리의 안전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모터사이클 라이더 호세 마누엘 페레스(스페인)와 파브리지오 메오니(이탈리아)가 대회 도중 숨지면서 목숨을 건 다카르 랠리의 존속 여부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의 한 국회의원은 장 피에르 라파랭 총리에게 다카르 랠리를 법적으로 금지하라고 요구했다고 18일(한국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는 위험하게 고속으로 달리게 허락해놓고 어떻게 국내에서운전을 안전하게 하라고 권장할 수 있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회 모터사이클 부문 상위 입상자 대부분을 보유한 오스트리아의 모터사이클 제조사인 KTM도 대회 조직위원회에 안전문제를 논의할 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KTM은 회의 결과에 따라 앞으로 대회 참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레스와 메오니가 소속 선수이기도 한 KTM은 대회 도중 사고가 잇따르자 소속팀 선수들에게 대회 중도 포기를 요청한 바 있다. 대회 폐지에 대해 대부분 참가자들은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이번 대회 사륜자동차 부문 우승자인 스테판 페떼르한셀은(프랑스) "동료들의죽음은 슬프지만 우리가 랠리에 나서는 것은 자발적인 뜻에서다.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우리의 느낌 때문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최근 파라오 랠리 중 숨진 리차드 생과 메오니의 친한 친구이자 모터사이클 부문 우승자인 씨릴 데스프레(프랑스)는 "죽은 친구들은 사막을 사랑했고 경주를 사랑했다. 그리고 여기에 있는 모든 라이더들도 마찬가지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다카르 랠리에서는 지난 78년 12월 첫 대회가 시작한 이후 45명의 희생자를 낳아 로마 교황청에서까지 '생명을 경시하는 비인간적인 대회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대회 조직위 측에서 좁고 제한된 루트를 달리도록 하면서 참가자들이 주로 스피드에 승부를 걸게 만들어 위험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있다. 주최측은 광대한 사하라 사막에서 참가자들이 길을 잃을 가능성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주행 폭을 줄였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