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7:31
수정2006.04.02 17:35
한나라당에서 정체성을 둘러싸고 '백가쟁명'식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당내 계파별 모임들은 이달들어 각기 세미나 토론회 등을 열고 당의 진로에 대해 앞다퉈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마치 '노선 선명성' 경쟁이 전개되는 양상이다.
이는 '박근혜 2기체제'를 맞아 당 주도권 다툼으로도 비쳐지고 있다.
당선진화 프로젝트와 당명 개정 등을 논의할 20일 의원총회가 당의 진로를 결정할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당 노선과 관련해 한나라당에선 크게 개혁적 중도보수,중도보수,강경보수 등 3개 그룹으로 좁혀지고 있다.
개혁적 중도보수는 김덕룡 원내대표와 소장파들로 구성된 '수요모임'이 주도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의 갈 길은 개혁적 중도보수이며 이를 보여줄 때만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장파인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17일 당직사퇴 의사 철회를 표명한 후 "개혁적 중도보수화에 몸을 싣겠다"며 강경 보수파와 노선 투쟁을 벌일 것임을 시사했다.
수요모임은 20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방문길에 세미나를 갖고 노선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국가발전연구회도 조속히 토론회를 갖고 '개혁적 보수정당화 추진'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보수파와 개혁소장파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국민생각''푸른정책모임' 등은 중도보수의 중심에 서 있다.
국민생각은 17일부터 2박3일간 제주도에서 세미나를 갖고 중도보수 세력들이 당의 중추가 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국민생각 회장인 맹형규 의원은 18일 "극우파들도 나름대로 애국심을 갖고 있지만 대선 승리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소장파들도 인기영합주의를 자제해야 한다"며 양측을 싸잡아 비판했다.
'자유포럼' 등 영남 출신 강경 보수파도 자신들의 색깔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들은 "보수정당 답게 보수노선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상배 의원은 "한나라당이 범보수 세력을 결집해 내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