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대우기계 인수 확정] 내친김에 진로까지 사볼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두산그룹은 거침 없어 보인다.
95년 OB맥주 중심의 기존 소비재 사업구조로는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는 맥킨지의 컨설팅 결과가 두산의 변신과 기업사냥에 불을 댕겼다.
OB맥주를 판 뒤 지난 2001년 한국중공업,지난해 고려산업개발에 이어 이번에는 대우기계를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공적자금위원회가 11일 두산중공업 컨소시엄의 대우기계 인수를 공식 승인한 이후 정밀실사 과정,출자총액제한 규정 위반여부가 변수로 남아 있지만 두산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태세다. 최근 '진로 인수 추진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까지 했다. "수익성 높은 사업을 따내는 일이라면 언제든지 다시 M&A 시장에 뛰어든다"는 게 두산 관계자의 말이다.
◆대우종합기계 운영방향은=두산은 대우기계를 2010년까지 글로벌 톱5 기계업체로 육성시킨다는 전략이다. 두산중공업과 합병하거나,중복사업을 구조조정하지 않고 대우기계의 연구개발(R&D) 분야와 시설투자를 오히려 강화해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두산 관계자는 "대우기계는 그룹 내 두산메카텍,HSD엔진과 설계 생산 소재 기술을 공유할 수 있는 데다 해외 영업망을 서로 활용할 수 있어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두산중공업의 경우 중동과 동남아 지역을,대우기계는 중국 유럽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이 수월하다는 설명이다. 두산은 대우기계 종업원을 3년 간 1백% 고용보장,노사관계 안정을 꾀하기로 했다.
◆서열 10위에서 9위로=두산은 대우기계를 성공적으로 인수함에 따라 2003년 말 자산기준(공기업 제외) 10위이던 재계순위에서 9위로 뛰어 오른다. 자산이 9조1천9백2억원에서 11조7천2백33억원으로 27.6% 늘어난다.
두산중공업과 HSD(선박용 엔진),두산메카텍(기계) 등 기존 중공업 부문 매출액이 2조8천7백79억원에서 5조1천9백20억원으로 늘어난다. 소비재 사업구조에서 완전 탈피,산업재 구조로 탈바꿈하게 된다.
두산 관계자는 "올해를 제2창업의 원년으로 선언했다"면서 "지난 10년 간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내수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수익성 높은 사업 위주로 바꿔 미래의 성장엔진을 확보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남은 과제는=공자위의 승인을 받음에 따라 대우기계를 향후 5주 간 정밀실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우발채무 등을 찾으면 인수가격 1조8천9백73억원의 13.2%(2천5백억원) 범위 내에서 깎을 수 있다.
증시에서는 시장가격보다 대우기계를 높은 가격에 샀다는 평가가 없지 않으나 두산은 그룹 내 유보자금 1조원을 동원하고 은행 신디케이트론으로 나머지를 마련하면 자금조달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중 인수계약을 최종 체결하는 대로 군인공제회가 두산중공업 컨소시엄이 인수한 대우기계 지분 51% 중 일부를 사기로 돼 있어 자금부담을 덜 수 있다.
최근 민주노동당이 제기한 출자총액 한도 위반여부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한두 달 조사해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이나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으로 두산은 예상하고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