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BUY 코스닥' 본격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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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가들이 "바이 코스닥" 시동을 걸었다.
기관은 새해들어 포트폴리오를 조정,거래소 종목을 팔고 코스닥으로 발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거래소시장은 이달 중순부터 발표되는 지난해 4분기 기업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2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프로그램 매물 부담도 안고있기 때문이다.
기관은 코스닥시장에서 7일까지 5일 연속 매수우위를 나타내며,4백억원어치 이상을 샀다.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매물이 어느정도 정리되는 이달말까지는 기관의 이같은 매매 패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신,'셀 거래소' 주도
기관은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1천3백2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5일 연속 매도 우위다.
새해 들어 이들이 내다판 물량은 3천3백억원을 웃돈다.
특히 투신의 매도세가 집중되고 있다.
은행 보험 기금 등 여타 기관은 소폭이나마 순매수와 순매도를 반복하고 있지만,투신은 올들어 3천1백억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이달 중순부터 시작되는 4분기 실적 발표가 '어닝쇼크'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다 최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만만치 않아 투신을 포함한 기관이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훈 동원투신운용 상무는 "2월 초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뉴욕증시가 조정을 받기 시작하자 기관이 서둘러 거래소 종목을 매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 코스닥'은 강화
기관은 그 대신 코스닥시장에 대한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50억원에 불과했던 코스닥의 기관 순매수 규모는 이달 들어 5일 동안 4백억원을 넘어섰다.
코스닥시장은 프로그램 매물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는 데다 정부의 벤처 육성 정책으로 주가 상승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어서다.
박경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투신들이 올들어 수급 주도권을 쥐기 쉬운 코스닥시장 종목의 편입을 늘리면서 지난해 저조했던 펀드 수익률을 높여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 사장은 "현재 투신권의 주식형펀드에 편입된 코스닥 종목 비율은 5%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게 대다수"라며 "거래소 대비 시가총액 규모와 올 하반기 이후 정보기술(IT) 경기 회복 가능성을 감안하면 펀드 내 코스닥 종목 비중이 올해 10% 정도로 높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2월 이후 거래소로 매수세 이동
전문가들은 이달 중순까지는 기관이 거래소 종목을 팔고 코스닥 비중을 높이는 작업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 매물이 소화되고 이달 중순부터 시작되는 4분기 기업실적의 윤곽이 잡혀가는 내달 이후부터는 기관 매수세가 다시 거래소로 돌아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기봉 CJ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이르면 2월 이후에는 거래소 IT주와 은행주를 중심으로 기관의 매수세가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