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R&D 투자의 성패를 가름하는 것은 다름아닌 연구 인력이다. 매킨지의 굽타 회장이 '21세기는 인재확보 전쟁(The war for talents)의 시대'라고 갈파했듯 성공적인 R&D를 위해서는 R&D 수행의 주체인 인력 확보 및 육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가운데 최근 대기업들 사이에 각광받고 있는 인재상이 '핵심 인재'다. 하나의 사업단위를 홀로 거뜬히 먹여 살릴 수 있는 기술역량과 사업감각을 갖고 있는 인재다. 삼성은 이 같은 핵심인재를 S(Super) A(Ace) H(High Potential)등의 3등급으로 분류해 밀착 관리하고 있다. 특히 한사람의 S급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수십억원의 비용을 지출하고 사장급을 직접 멘토(mentor)로 내세울 정도로 외부 인력 스카우트에 열성적이다. 삼성은 오래 전에 공채기수 중심의 순혈주의를 포기한 덕분에 현재 보유하고 있는 수천명의 핵심인재 중 절반 이상이 외부에서 영입한 인력들로 채워져 있다. 핵심 인재를 채용하는 방식은 기업별·상황별로 천차만별이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채용 전담 조직과 같은 공식적인 루트보다는 기존 임직원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발하게 가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LG전자는 이 같은 특성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케이스다. 이 회사는 국내외 법인간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미주 유럽 아시아 중국 등에 우수인재의 확보와 교류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 중국 미국 유럽 등에 잇따라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역시 해외 우수인력 영입에 나서고 있다. 기술 경쟁력이 브랜드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유난히 큰 업종인 데다 글로벌 경영의 정착을 위해선 R&D활동의 현지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포스코도 세계 각지에서 수학한 유능한 인재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 등에 유학 중인 우수인재 30여명을 충원한데 이어 중국에선 중국 베이징대와 칭화대 등의 석사급 인력 12명을 뽑았다. 대한항공은 자체 보유인력을 핵심인재로 적극 육성하고 있는 케이스다. 이 회사는 '배움없이 변화 없고 변화 없이 생존 없다'는 조양호 회장의 경영방침에 따라 신규 및 기존 상무보급 임원 전원을 MBA 과정에 보내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