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호조세가 지속되면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2백80억달러에 달해 지난 1998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환율하락 여파가 수출에 본격 반영되면 내년 경상수지 흑자가 대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중 국제수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는 전월보다 5억4천만달러 늘어난 29억4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올 1∼11월 중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백56억2천만달러에 달해 지난 99년 흑자규모 2백45억2천만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한은은 이달에도 수출이 비교적 호조여서 연간 경상수지 흑자가 2백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역대 최대 흑자기록은 지난 98년 4백3억7천만달러였다. 당시는 외환위기 직후여서 달러당 1천4백원대를 넘나들던 환율 덕을 봤다. 정부는 내년 경제운용계획에서 경상수지 흑자목표를 2백억달러로 잡았다. 그러나 내년에는 저환율 여파가 수출에 본격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내년 평균 원·달러환율을 1천∼1천50원 정도로 보고 있다. 올해 평균 환율 1천1백40원대에 비해 1백원 가량 내려가는 것이다. 환율은 보통 3개월 뒤 수출에 영향을 미치므로 지난달부터 본격화된 환율 하락세가 내년 2,3월께부터 수출실적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동남아 지진해일 사태로 겨울철 해외관광이 위축될 것으로 보여 경상수지 관리에는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달에는 수출호조에 따른 상품수지 흑자폭 확대(10월 28억2천만달러→11월 35억2천만달러)로 경상수지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 적자가 소폭 늘면서 적자규모가 전달 5억4천만달러에서 6억6천만달러로 늘었다. 자본수지에선 지난달 환율급락으로 대규모 자본이탈이 우려됐으나 오히려 월간 기준 사상최대인 82억1천만달러의 유입초과를 기록했다. 외국은행 국내지점이 본점에 대여했던 50억달러가 회수돼 기타투자수지 부문에서 69억6천만달러 순유입된 것이 주요인이다. 여기에다 외국인들이 주식투자는 2억8천만달러 줄였지만 중·장기채권 위주로 채권투자를 12억6천만달러 늘렸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