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시장은 말 그대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지난 4월 말에는 외국인의 '바이 코스닥' 열풍으로 코스닥지수가 500선에 다가서기도 했지만,석 달이 조금 지난 뒤에 '역사적 최저점'인 320선까지 추락하는 등 기복이 심했다. '엑소더스' 현상도 심화돼 KTF 옥션 등 시가총액 1위였던 '대장주'들이 거래소로 이전하거나 자진 상장 폐지로 시장을 떠났다. 개인투자자들은 시장 개설 이후 최대 순매도를 나타내며 실망하는 모습도 보였다. 코스닥지수 단위를 세 자리에서 네 자리로 올리고 코스닥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 대책 등이 나왔지만 올해 코스닥지수는 결국 작년 말 448.70에서 380.33으로 15.24%(68.37포인트) 떨어진 수준에서 마감됐다. 다만 10월 이후 우량 기업들의 공모와 신규 등록이 이어져 공모주시장이 활기를 되찾은 것은 위안거리였다. ◆교차된 희망과 절망 연초 452.70으로 출발,3월까지 400∼460의 박스권에 갇혀 있던 지수는 4월 들어 외국인의 '사자'로 급등했다. 4월26일에는 연중 최고치인 491.53(장중 기준 496.35)까지 치솟아 500선 돌파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직후 △중국 쇼크 △유가 급등 △미국 금리 인상 등 '3대 악재'에 발목이 잡히면서 급전직하했다. 5월17일 400선이 무너졌고 8월4일에는 324.71(장중 기준 320.54)로 사상 최저점을 찍었다. 이후 코스닥지수는 주도주 매수주체 모멘텀이 없는 '3무(無) 장세' 속에 횡보하다가 폐장일 급등에 힘입어 겨우 380선을 회복한 채 마무리했다. ◆넘쳐난 '사상 최고' 사상 최고와 최저라는 극단적인 기록들이 쏟아졌다. 외국인 순매수와 개인 순매도 규모는 모두 사상 최대치였다. 외국인은 올해 1조6천5백85억원어치를 순매수해 98년 이후 7년째 '사자' 행진을 벌였다. 외국인은 또 3월24일부터 4월26일까지 22일 연속 9천4백4억원어치를 순매수,연속 순매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은 6년 만에 1조1천8백60억원의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올해 최고 '대박주'는 줄기세포 관련주인 산성피앤씨로 올 들어 1천4백54.5%나 올랐다. 코미팜(5백4.9%)과 제일바이오(3백46.6%)가 뒤를 이어 제약·바이오 테마주의 약진이 돋보였다. 시가총액 순위 바뀜도 활발했다. 작년 말 상위 10위 안에 들었던 다음커뮤니케이션 웹젠 국순당 등이 밀려난 대신 CJ홈쇼핑 LG마이크론 LG홈쇼핑 동서 파라다이스 등이 새로 진입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