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시대를 맞아 많은 기업들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보화 투자를 했다. 과연 투자한 만큼 효과를 거뒀을까. 투자효과를 측정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투자도 주먹구구식으로,투자효과 분석도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산업은행이 정보화 투자효과를 분석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SDS가 공급한 이 시스템은 산은의 99개 시스템에 대한 7년간의 정보화 투자대비 효과를 분석하는데 사용됐다. 산업은행은 삼성SDS가 구축한 '정보화 투자효과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2001년부터 2007년까지 7년간의 정보화 투자효과를 분석했다. 결과는 2천7백95억원을 투자해 투자금액의 1.18배인 3천4백7억원의 정보화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측정됐다. 6백12억원의 순효과를 거둔다는 의미다. 이 분석 시스템은 기업이 도입했거나 도입하려고 하는 정보 시스템의 재무적인 조건(예산 등)과 비재무적인 조건(업무내용 등)을 분석해 투자대비 효과를 측정하는 것.종래는 눈에 보이지 않고 수치로 나타내기도 어려워 투자효과를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했으나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문제가 해결된다. 삼성SDS는 지난 1999년 '정보화 투자효과 분석 시스템'을 개발하기 시작해 3년간 개선한 끝에 솔루션을 완성했다. 이 시스템은 2002년부터 22개 삼성 계열사들에 적용됐다. 삼성그룹은 이 시스템으로 정보화 투자효과를 분석해 그룹의 정보화 수준을 계량화하고 투자대비 효과를 산출했다. 산업은행은 정보화 투자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평가기간 7년을 2단계로 구분했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4년은 구축된 시스템의 실적을 중심으로,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은 예상치를 토대로 분석했다. 그 결과 올해까지 4년간 1천4백34억원의 투자효과를 거뒀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산은은 △내부 프로세스 △재무 △혁신과 발전 △대고객 등 4개 분야로 구분해 정보화 효과를 측정했다. 이 가운데 내부 프로세스 측면에서 2천5백49억원,재무 측면에서 6백68억원,혁신과 발전 측면에서 1백12억원,대고객 측면에서 79억원 등의 정보화 효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투자대비 효과는 산은의 99개 시스템을 7개 그룹으로 묶는 방식으로 분석됐다. 방카슈랑스,인터넷뱅킹,경영관리,그룹웨어,데이터웨어하우스(DW),코어(CORE)시스템 등 현재 운영되고 있는 기존 시스템과 구축 중인 '콜센터 2차 시스템'이 분석대상이 된 것.분석 결과 은행업무의 근간인 코어시스템이 전체 효과금액의 64%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뱅킹,그룹웨어,방카슈랑스 등의 시스템은 효과가 비용을 상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2003년에 구축된 방카슈랑스시스템은 2년만에 투자비가 회수됐고 투자수익률도 4백85%나 돼 효과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에 구축된 인터넷뱅킹시스템도 29%의 투자수익률을 기록했다. 산은은 2001년부터 연평균 4백억원을 정보화에 투자했다. 종합해보면 산은은 올해부터 투자대비 효과 측면에서 흑자를 내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에는 누적손익에서도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됐다. 즉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투자된 비용을 6년만에 회수한다는 얘기가 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정보화 투자효과 분석시스템' 도입으로 정보화 투자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고 투자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