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업계는 올해 지속된 경기침체의 여파로 다소 암울한 시기를 보내야 했다.


거칠 것 없이 쾌속질주한 기업보다는 곪은 상처를 감싸매고 고군분투한 기업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띈 한해였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희망의 빛을 던져준 새 별은 뜨게 마련이다.


휴대폰 인터넷 게임 하드웨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IT업계의 '뜨는 별'로 주목받은 5인이 있다.


30대 여성으로 대기업 임원이 된 휴대폰 엔지니어 류혜정 상무(LG전자)와 '싸이 신화'의 주역인 유현오 사장(SK커뮤니케이션즈), 스타크래프트의 아성을 정복한 '국민게임' 카트라이더 개발자 정영석 실장(넥슨), '노트북 업계의 다크호스' 차인덕 사장(도시바코리아), 기자 출신으로 우리나라 대표 포털의 '사령탑'이 된 최휘형 대표(NHN) 등(가나다순)이 그들이다.


다섯 사람은 저마다 하는 일이나 직급은 다르지만 IT업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보였다.


올해를 화려하게 수놓은 "다섯 별"의 행보를 살펴보자.


◆최휘영 NHN 대표


NHN은 김범수 대표(해외사업 담당)와 함께 회사를 이끌어갈 '쌍두마차'로 최휘영 대표(40·국내사업 담당)를 낙점했다.


최 대표는 기자 출신으로 인터넷 업계에 뛰어든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연합뉴스와 YTN에서 10년 기자 경력을 쌓은 그는 2000년 야후코리아에 입사해 인터넷뉴스를 독립된 서비스 분야로 발전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2002년 이해진 부사장의 제의로 NHN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네이버가 다음을 제치고 포털 업계 1위에 오르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최 대표는 "기자 시절인 99년말 디지털미디어의 변화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인터넷 산업의 가능성에 눈을 떴다"며 "인터넷 서비스는 아직 초기 수준에 머물고 있어 네티즌들을 위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유현오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


가입자 1천1백만명을 돌파한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열풍은 올 한해 인터넷 업계를 뜨겁게 달궜다.


포털 중위권에 머물던 네이트닷컴은 미니홈피에 힘입어 다음 네이버와 함께 '신3강' 체제를 구축했다.


싸이월드와 네이트의 성장을 진두지휘한 사령탑은 유현오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44)이다.


지난 3월 SK텔레콤에서 SK커뮤니케이션즈로 옮긴 유 사장은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인터넷을 공부한 텔레커뮤니케이션 박사.SK텔레콤 재직 시절 인터넷전략본부장과 경영전략실장을 거치며 '네이트'를 기획했고 지난해 싸이월드 인수작업도 주도했다.


유 사장은 "IT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불확실성을 기회로 보는 시각"이라며 "앞으로 창의적 혁신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차인덕 도시바코리아 사장


올해 노트북 업계의 다크호스는 한국 진출 2년만에 3위로 부상한 도시바코리아다.


2002년초 1.7%에 불과했던 도시바코리아의 시장점유율은 12.1%까지 뛰어올랐다.


그 배경에는 마치 벤처기업과 같은 빠른 의사결정과 유연성을 앞세워 공격적 마케팅을 펼친 차인덕 사장(48)이 버티고 있다.


특히 고소영 같은 빅모델을 기용해 홍보전을 펼치고 홈쇼핑 등 새로운 유통채널을 공략한 전략이 주효했다.


차 사장은 "제품에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승부하는 게 최선이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의 요구에 부합해 2006년까지 노트북 시장 2위에 오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류혜정 LG전자 상무


최근 단행된 LG전자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띈 인물은 LG그룹 최초의 30대 여성 임원이 된 류혜정 상무(39)다.


아직도 보수적인 대기업에서 개발자가 임원 대열에 들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로 여겨질 만큼 어렵다.


류 상무의 소속은 정보통신사업본부 단말연구소의 소프트웨어1그룹.3세대(3G) WCDMA 휴대폰의 소프트웨어와 칩셋 기술을 담당한다.


류 상무는 LG전자가 홍콩 허치슨에 WCDMA폰을 공급하는 등 올해 세계 2위 3G폰 메이커로 도약하는 데 기여한 공으로 책임연구원에서 연구위원으로 특진했다.


◆정영석 넥슨 개발실장


정영석 실장(34)에게 올해는 정말 특별하다.


그가 개발을 맡은 자동차 경주게임 카트라이더가 동시접속자 15만명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의 게임으로 등극했기 때문.카트라이더는 12월 첫주엔 지난 98년 국내에 진출한 뒤 줄곧 선두를 지켜온 스타크래프트를 제치고 PC방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정 실장은 카트(자동차)의 움직임을 익히기 위해 강원도 테마파크까지 방문하기도 했다.


사진찍기 자동차 등이 취미다.


내년엔 카트라이더에 현지 색채를 입혀 중국 일본 등에 진출시키고,장기적으로는 스노보드 등 다양한 탈것을 추가해 '레이싱 대박 시리즈'를 만들어내는 게 그의 포부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



<올해 뜬별 5인의 이력>


△NHN 최휘영 대표= 1964년생.서강대 영문과 졸업(1990년).연합뉴스.YTN 기자(1991~2000년).야후코리아 입사(2000년).NHN 입사(2002년).NHN 국내사업 담당 각자대표(2005년 1월1일부터)


△SK커뮤니케이션즈 유현오 사장= 1960년생.서울대 사회학과 졸업(1984년).미국 미시건대 정보통신학과 박사(1999년).SK텔레콤 인터넷 전략본부장(2001~2003년).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2004년 3월~현재).


△도시바코리아 차인덕 사장= 1956년생.성균관대 경제학과 졸업(1980년) 시티뱅크코리아 영업.마케팅 담당 매니저(1984~1991년).디지털 이큅먼트코리아 영업.마케팅(1991~1998년).컴팩코리아 e커머스 사업본부장(1998~2001년).도시바코리아 사장(2001년~현재).


△LG전자 류혜정 상무= 1965년생.연세대 전산과학과 졸업(1987년) 대우통신(1987~1993년).한빛기술(1993~1995년).LG전자 미디어통신연구소(1995~2002년).LG전자 단말연구소 3G 휴대폰 소프트웨어 개발(2002~현재).


△넥슨 정영석 개발실장= 1970년생.광운대 전자통신공학과.넥슨에서 개발자로 근무(1997년~현재).주요 작품은 어둠의 전설,비트댄스 크레이지아케이드BnB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