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이슈] 뉴브릿지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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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일은행 대주주인 뉴브릿지 캐피탈이 사실상 HSBC와의 협상을 마무리함에 따라 한국시장 진출 5년만에 대박을 터뜨릴 것이 확실시 된다고 합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1]
최진욱기자, 먼저 HSBC와 뉴브릿지와의 협상이 어느정도까지 진척된 상황입니까?
[기자1]
지난 15일 제일은행 정기이사회가 열렸습니다. 이 날 대주주인 뉴브릿지 소속 이사들이 대거 방한해서 22일까지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HSBC와 스탠다드 차타드 뱅크(SCB)와 지분매각협상을 벌이는 방안을 승인한바 있습니다.
(S1 HSBC, 유리한 위치 점령)
HSBC와 SCB, 뉴브릿지는 예정을 넘기면서 협상을 했고 주당 1만7천~2만원을 주장한 뉴브릿지와 1만3천~1만5천원을 주장한 HSBC가 의견 접근을 이룬것으로 전해졌습니다. SCB는 HSBC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협상에서 탈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옛 한미은행에 이어서 제일은행에서도 SCB는 고배를 마셨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오늘 오전에 제일은행 임시이사회가 개최되어서 HSBC와의 협상결과를 논의했는데요, 양측은 1만5천원선에서 합의점을 찾은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S2 빠르면 다음주 공식서명 예상)
제일은행과 HSBC는 오늘 저녁 늦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된 공식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크리스마스 휴가를 고려하면 빠르면 다음주, 늦어도 신년 1월초에는 공식 서명이 있을것으로 예상됩니다.
[질문2]
뉴브릿지 캐피탈은 지난 2000년에 제일은행 지분을 인수한 다음에 4년만에 지분을 매각하게 되는데요, 얼마만큼의 차익이 예상됩니까?
[기자]
(CG1) 뉴브릿지 예상치익
2000년1월 주당 5천원에 지분 51%매입
=> 총 매각가격 3조원
연평균 수익률 120%
총 수익률 500%
(2004년12월 주당 1만5천원 매각시)
정부와의 협상으로 지난 1999년 제일은행 경영권을 인수했던 뉴브릿지는 2000년1월20일에 지분 51%를 5천억원에 매입했습니다. 주당 5천원에 사들인셈인데요.
만약 주당 1만5천원에 HSBC에 매각을 한다면 총 매각가격만 약 3조원에 매각차익은 2조5천억원, 총 수익률은 500%, 연평균 수익률도 120%대에 달합니다.
아무리 사모펀드라지만 만 4년만에 이 정도의 수익률을 보였다면 정말 '대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제일은행은 이름 그대로 IMF 외환위기 이전에는 국내 제1의 은행이었습니다. 업무도 기업금융이 주력이었지만 한보철강,기아차등이 무너지면서 함께 몰락의 길을 걸었습니다.
(S3 공적자금 회수율 20% 불과)
정부는 올해까지 제일은행에만 무려 15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을 투입했습니다만 1만5천원에 뉴브릿지와 함께 보유지분을 매각한다면 회수율은 20%에 불과하게 됩니다.
5천억원을 투입해서 3조를 벌어들인 뉴브릿지와 15조원을 집어 넣은 정부가 3조원을 벌었다면 여기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S4 선진 금융기법 전수 미미)
특히 정부는 뉴브릿지에 제일은행 지분을 매각하면서 '선진 금융기법'을 전수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4년이 지난 지금 제일은행은 기업금융 대표은행에서 업계 8위의 소매금융 은행으로 변모했습니다.
정부는 뉴브릿지도 모자라서 칼라일,론스타 같은 미국계 사모펀드가 옛 한미은행, 현재 외환은행 대주주가 되는것을 잇따라 승인한바 있습니다.
한미은행은 씨티그룹이 인수해서 지난달 한국씨티은행으로 거듭났지만 외환은행은 내년부터 매각협상이 가능한 실정입니다.
(S5 정부, 은행지분매각 신중해야)
과연 사모펀드들이 국내 은행산업과 국민경제에 얼마만한 기여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그럴 기회도 없겠지만 정책당국자들은 이번 매각을 교훈삼아 다시는 소중한 혈세가 투입된 국내은행을 사모펀드에 넘기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이 간단한 교훈을 배우기 위해서 우리 국민이 지불한 수업료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질문3]
그렇다면 씨티그룹에 이어서 HSBC까지 국내에 진출하게 된다면 국내 금융시장은 그야말로 글로벌자본과 토종자본의 일전이 불가피하지 않겠습니까?
[기자3]
씨티그룹과 HSBC 모두 금융지주회사이구요, 두 회사 한국에는 씨티은행과 HSBC은행이 진출합니다. 하지만 두 은행은 전 세계 지점망수에서도 1,2위를 다툴 정도로 거대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200년 가까운 은행업 경영노하우와 지주회사 내부에 투자은행, 캐피탈, 자산운용, PB등 금융업을 총망라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은행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영국,노르웨이,멕시코, 한국의 공통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바로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뒤 국내 금융시장을 외국계 자본에게 내놓은 국가들입니다.
HSBC의 진출을 계기로 국내 금융산업은 '바람앞에 촛불'이 되어버렸습니다. 정책당국의 각별한 관심과 함께 국내 금융회사들의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