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의 탄생 125주년을 맞아 21일 그의 출생지인 그루지야의 고리 마을에서는 수십명의 주민들이옛소련의 망치와 낫으로된 국기를 흔들며 기념 축제를 가졌다.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서쪽으로 80㎞ 떨어진 이 마을의 주민들은 술마시고 춤추며 노래하는 흥겨운 행사를 벌였으며 마분지로 잘라만든 2m 높이의 스탈린 형상에 입을 맞추고 기념비에 헌화하는등 최대한의 경의를 표시했다. 올해 78세로 제2차 대전에도 참전했던 한 노인은 "우리는 전쟁때 독일군과 싸웠고 위대한 나라를 건설했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한달에 14라리(약 7천원) 되는 연금으로 먹는 일조차 해결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스탈린의 손자 예브게니 주가슈빌리도 찾아왔다. 그는 "사람들이 예전에 어땠는지를 기억하고있다"면서 "그때는 일이 있었다"고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는 스탈린의 본명은 이오시프 비사리오노비치 주가슈빌리라고 말하기도했다. 1천만명 이상이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숙청 작업과 농민층을 강제로 소멸시킨집단화정책 때문에 스탈린은 서방에서 잔인한 독재자로 간주되고 있지만 옛소련에서그는 여전히 찬양의 대상이다. 제2차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산업화를 달성한 위대한 지도자라는 점에 대해 공산주의자가 아닌 사람들 조차도 상당수가 인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 외곽에 있는 화강암으로 된 스탈린의 흉상에는 수백명의시민들이 꽃을 가져다 놓았다.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수는 "전쟁후 스탈린은 경제를 활성화시켰고 1천700개의도시를 재건했으며 핵강국을 만들어놓았다"고 찬양했다. 이름을 알렉산드르라고만 밝힌 한 시민은 "스탈린이 없었더라면 러시아는 국가로 존재할 수 없었고 러시아 사람들이 국민으로 존속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리스 그리즐로프 국가두마(하원)의장은 "국가지도자로서 스탈린은 많은 일을했지만 내정에서의 극단적인 조치가 이미지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본다"고말했다. 러시아의 NTV 방송은 1천600명을 대상으로 한 레바다 센터의 여론조사 결과 31%만이 그를 잔인한 독재자로 생각했으며 21%는 그를 현명한 지도자로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16%는 "스탈린 같은 지도자가 없으면 국민들이 해나갈 수 없을 것"라고 답했다. (트빌리시 AP=연합뉴스) maroon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