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참眞이슬露'는 소비자와 제품이 완전 일치된 제품으로 통한다. 지속되는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참이슬 판매량은 지난 10월 말 현재 4천6백만 상자를 기록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4천5백43만 상자보다 1.2% 증가한 수치다.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54.3%에서 10월 말 현재 55.2%로 증가했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망한다는 상식을 깨고 진로는 사상 최대의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희한한 제품'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진로의 이규철 홍보팀장은 "어려운 여건일수록 힘을 발휘하는 진로의 저력이 법정관리라는 한계 상황을 훌쩍 뛰어넘어 최대 실적이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자평했다. '참진이슬로'는 국내 소주 역사상 최고의 브랜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98년 10월 출시된 참이슬은 국내 최초로 '대나무숯 여과공법'을 도입해 잡미와 불순물을 제거,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저렴한 대중술이라는 소주의 맛이 깨끗하면서도 숙취가 없는 특징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한 때문이다. 참이슬의 성공열쇠라고 할 수 있는 대나무숯 여과공법은 '죽탄과 죽탄수를 이용한 주류의 제조방법'으로 기술특허까지 얻었다. 참이슬은 소비자의 입맛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진화하는 순발력을 보였다. 출시 당시 알코올 도수를 기존 제품보다 2도 낮춘 23도로 출시하는 승부수를 던진 이후 22도,21도로 내렸다. 소비자들이 부담스러운 고도주보다 저도주를 선호한다는 트렌드 변화를 읽은 결과였다. 몸으로 뛰는 판촉전략도 진로만의 독특한 마케팅력이었다. 몸을 아끼지 않는 영업맨들의 노력과 도전적 판촉활동은 주류업계가 혀를 내두를 정도로 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참이슬 출시 당시 진로는 말단 직원부터 사장까지 주점과 식당 슈퍼마켓을 가리지 않고 찾아다니는 '육탄 마케팅'을 펼쳤다. 제품출시 후 지난 11월 말까지 참이슬은 75억병이 팔렸다. 매월 1억3천만병 이상이 판매된 셈이다. 특히 진로는 올해 총매출 기준으로 1조2천4백86억원과 영업이익 2천9억원을 달성하는 창사 이래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